별곡 in 한국문화의 집
낙엽 지는 시월에도 어김없이 문화가 있는 날이 돌아왔습니다. 좀 더 특별하게, 여유롭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을까 궁금했는데요. 지난 10월 25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한국문화의 집 KOUS에서 동서양의 악기가 어우러지는 앙상블 공연이 선보였습니다. 별別별別 가락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별곡別曲' 공연을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문화의 집 KOUS는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주한 외국인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설립되었습니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600평의 아담한 규모의 건물로서 한국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별곡別曲 공연은 국악을 색다르게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0월의 별곡은 해금 연주가 이세미를 중심으로 앙상블 공연이 기획되었습니다. 국악과 클래식, 뉴에이지, 재즈를 접목시킨 풍성한 레퍼토리가 준비되었는데요. 동서양의 악기들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가락들을 들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한국문화의 집 공연장은 중극장 정도의 아담한 규모였습니다. 다른 큰 공연장보다는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웠는데요. 좌석 간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여 공연을 관람하기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차용한 무대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하는 취지가 잘 살아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천장을 빼곡하게 메운 전통문양에 저절로 시선이 모아졌습니다.
별곡別曲의 프로그램은 총 11곡의 앙상블로 구성되었습니다. 뉴에이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유이치 와타나베의 원곡을 편곡한 'Winter Start'을 시작으로 쿠바의 로맨티시즘을 보여주는 발라드 리듬의 Bolero, 서정적인 해금 고유의 음색이 돋보이는 'Stardust', 보사노바 스타일의 'Manana beso', 소설 칼의 노래를 모티브로 작곡된 '칼의 노래' 등 풍성한 레퍼토리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So Beautiful! 해금 크로스오버 음악
해금 연주가 이세미 님은 현재 국립국악 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날 연주를 하면서 사회 겸 해설까지 직접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마다 곡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는데요. 덕분에 생소한 곡들이 이어져도 쉽게 집중하며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아련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해금의 아름다운 선율에 흠뻑 취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별곡 공연에는 해금 연주가 이세미 님뿐만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멋진 앙상블을 선보였습니다. 피아노의 염신혜 님, 기타의 이준 님, 리움 콰르텟의 이태민, 이진성, 정홍식, 김다솔 님의 연주가 함께 어우러지며 만들어지는 선율은 오래 기억에 남을 만큼 좋았습니다.
리움 콰르텟은 현재 리움 챔버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남성 연주자 4인으로 구성된 현악사중주단입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레퍼토리를 시도하며 다양한 공연을 기획, 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 또한 기대가 되었습니다.
곡 설명 : 현악사중주 음색의 바탕 위에 석양이 붉게 물든 바다의 잔잔함을 해금의 선율로 채색한 곡이다. 곡이 진행될수록 긴 호흡의 해금 선율이 현악 중주의 반주와 만나 잔잔하면서 때로는 격렬해지는 바다의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에는 바다 위 일렁거리는 석양을 해금의 우수어린 선율로 표현해 낸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는 문화 시설이 궁금하신가요? 공식 사이트 (http://www.culture.go.kr/wday/facility/facilityList.do)을 이용하시면 다양한 공연, 전시, 행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문화의 집 KOUS '별곡別曲' 공연은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전석 1만 원. 문화가 있는 날의 할인 혜택(50%)이 적용된 가격으로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오는 11월 29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가야금 연주자 기숙희의 별곡別曲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문화의 집 홈페이지(https://www.kous.or.kr/main/view)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아담한 소규모 공연장에서 선보이는 별별 가락의 향연으로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