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담임선생님? 학교폭력책임교사? 교감선생님?

신고 전 담임선생님과 먼저 얘기해야 할까

by 송혜미

학교폭력 사안이 생기면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합니다. 당연한 반응입니다.

내 아이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이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장 먼저 물어보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그렇다면 학교 선생님 중 누구와 소통을 해야 할까요?


담임선생님께 먼저 연락하는 것, 맞는 선택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셔도 됩니다. 다만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그리고 담임선생님께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정리하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두 가지를 모르고 연락했다가 오히려 서운함만 커지는 경우를 실무에서 너무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 담임선생님께 이야기해도 되는 것들


담임선생님은 학교폭력예방법 제14조에 따라 구성된 학교폭력 전담기구는 아니지만 실질적 연결고리입니다.

사안을 처음 인지하고, 관련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하며, 초기 상황을 정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내용은 담임선생님과 충분히 이야기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것, 학교에서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을 요청하는 것, CCTV 확인이나 목격 학생 파악 같은 초기 사실 확인에 협조를 구하는 것.


이런 부분에서 담임선생님의 도움은 실질적으로 큰 힘이 됩니다. 특히 사안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서로 화해의 여지가 높아서 아이들 사이의 관계 회복이 우선적인 목표라면 담임선생님을 통한 중재가 공식 절차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한 최고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양쪽 아이 모두에게 낙인 없이, 덜 상처 남는 방식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 담임선생님께 기대하기 어려운 것들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실무에서 피해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서운해하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분명히 피해를 입어서 신고했는데, 담임선생님이 우리 아이 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가해 아이도 감싸는 것처럼 말하지?", "내 아이가 피해자인데 왜 중립적으로 이야기하지?"

— 물론 이 감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학교폭력책임교사가 아닙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에는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별도로 운영되고, 실질적인 사안 처리는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담당합니다. 담임선생님은 그 절차 안에서 사안을 판단하거나 피해 학생 편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 입장에서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해로 지목된 아이 역시 자신의 학생입니다. 신고가 있다는 것만으로 확실히 사실관계가 파악된 것도 아니라면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인 구조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이것이 담임선생님의 의지나 우리 아이에 대한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 조금은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피해 학생으로서 제대로 된 보호와 지원을 받고 싶다면, 담임선생님보다는 학교폭력 책임교사 또는 공식 신고 절차를 통하는 것이 맞습니다. 담임선생님께 기대했다가 서운함을 느끼는 것보다, 처음부터 역할을 나눠서 접근하는 것이 부모님과 담임선생님 모두에게 편합니다.


= 공식 신고와 담임 소통, 어떻게 순서를 잡을까


순서를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경우 담임 소통이 먼저입니다.

관계 회복이 목적이든, 공식 조치가 목적이든 관계없이 담임선생님을 통해 사실 확인을 먼저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습니다. 학교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담임선생님이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신고를 하기 전 파악하셔야 하는 부분이고 신고서를 작성하거나 이후 절차를 밟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확인된 사실 위주로, 상황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고 여부나 향후 계획을 이 단계에서 먼저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확인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나눈 대화 내용은 간단하게라도 메모해 두시길 권합니다. 언제, 어떤 내용을 전달했고 담임선생님이 어떻게 답했는지. 이 기록이 나중에 생각보다 중요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폭력 신고는 담임선생님을 통하지 않아도 됩니다. 학교장에게 직접 할 수 있고, 교육청 학교폭력 신고센터(117)를 통해서도 접수가 가능합니다. 사실 확인 후 신고를 결심했다면 그때 공식 절차를 밟으시면 됩니다.


담임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사람입니다. 그 관계는 소중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학교폭력 절차 안에서 담임선생님이 할 수 있는 역할과 할 수 없는 역할을 미리 알고 움직이는 것. 그것이 불필요한 서운함 없이 이 과정을 헤쳐나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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