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는 말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테크노 유토피아를, 그리고 문과는 답하며 경고한다. 기계가 반란하여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를. 편의상 이과와 문과로 구분하여 그 권력의 담론을 이분화하였지만 그 이해화 설명에는 크게 오류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과와 문과를 양분하여 차이를 구성하고 각자의 스타일로 재현하는 것은 충분히 익숙한 문화현상이기 때문. 오래전부터 이 구분은 놀이화되어왔고, 해당 대립구도는 계속되어 왔다. 기술 발달로 인한 유토피아 진형과 디스토피아 진형을 양분하여 담론화하는데 이보다 쉽고 명확한 그룹핑이 있을까?
이과는 기술혁명을 통한 혜택을 선전했다. 문과는 그 기술혁명에 관여하는 바가 명확지 않아 그로 인한 경고성 스토리 구성에 열을 올려온 기술 관련 대중문화의 역사.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대표적 키워드인 인공지능(AI)의 공헌에 이과생들은 자기 이름 넣을 자리를 찾아 고민하지만 문과생들은 아직 그 혁명을 속히 이해해보려는 노력 자체에도 한계가 있는 편이다. 때문에 문과의 배를 탄 명석한 수재들은 이미 '터미네이터', '매트릭스'와 같은 기계 반란의 시나리오로 기술 발달로 인한 공포의 이기론을 위기화했다. 이과생들의 기술혁명 폭주 기관차에 브레이크를 달아 권력의 밸런스를 맞추어낸 샘이다.
현재와 같은 도우미 수준의 인공지능으로는 그 누구도 유토피아며 디스토피아를 그려낼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지금 세팅된 방향대로 나아갈 경우 펼쳐질 내일의 가능성을 우리는 정치적으로 예견하고 사회적 충격을 방지하며 준비해야 하는 것.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대체되는 쇼크에 대해서도 충분한 시간의 사회적 합의 기간을 통해서 충격방지가 필요하다. 이 문제의 경우 무조건 적으로 이과라고 방관할 수 없는 것이 전문가들은 판사보다 약사가 더 쉽게 기계에게 대체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 결국은 기술이 어느정도 발달되었는지의 기술 권력보다도 그 기술을 우리 대중의 생활 전반에 적용시키는지 문화정치적 의미의 합의를 만들어내는 정치권력의 힘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
이제는 충분하였는지 무조건적인, 극단적인 디스토피아 시나리오가 주목받지 못한다. 실제 인공지능을 포함한 대부분의 새로운 기술혁명은 사회적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과정을 거쳐 적용되는 방식으로 검증이 되고 있고, 자칫 기술 단계에 비해 사회가 성숙되지 못할 것을 대비라도 하듯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보다 일상적이며 일반적인 논의를 소재로한 '블랙미러'나 '위어드 시티'와 같은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으며 우리 대중은 그 격차를 충분히 간접경험하여 학습 중이다. 우리는 이과적 기술 권력과 문과적 정치권력, 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충분한 합의를 통한 단계별 기술 적용을 통해 우리는 보다 편의롭고 합리적인 형태로 다음세대의 미래 대중 문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