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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제와 미래사회 6강: 도시에 대한 모든 것 1

도시의 역사, 도시의 기준, 도시성, 도시적 생활양식, 도시의 발달

by 지리는 강선생

안녕하세요. 오늘은 성수고와 춘여고가 시험기간이라 춘천고등학교 학생들만 와서 교실이 한적하네요. 원래 제가 예상했던 인원이 10명 전후 이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신청하고 또 6주가 지난 지금까지 계속 수강해줘서 감사하고 또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로서 동기부여도 됩니다.


지난주에는 세계도시와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 공부해봤습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세계가 점점 동질 해지기도 하지만, 또한 극단으로 부가 집중되면서 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되기도 합니다. 그런 양극화를 지난 시간에는 세계적 스케일과 국가적 스케일 두 가지로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도시에 대해서 공부해보겠습니다. 6주 차, 7주 차 2주에 걸쳐서 '도시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지었습니다. 정말로 도시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도시라는 개념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종 등 정말 많은 것들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정해봤습니다.




1. 도시의 역사


최초의 도시가 어디인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먼저 도시의 특성을 만족했다고 알려진 유적지는 터키 아나톨리아 반도의 차탈회위크(Çatalhöyük)입니다. 기원전 7천 년경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신석기 문명으로서 다수의 방을 가진 가옥 집단, 제사의 흔적, 신상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강을 끼고 있으며 5,000여 명으로 추정되는 많은 인구, 고도화된 생활상이 촌락에서 도시로 발전해가는 집단주거지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문명 시대의 도시 발달사에서는 BC 40세기로 추정되는 수메르의 우르(Ur)가 출발점으로 여겨집니다. 이 시대부터 제대로 된 기록이 등장하게 되었고 군장 단계를 넘어서는 왕이 출현해 체계화된 도시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지역과 시대, 문화에 따라 도시의 형태가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은 중앙에 통치자의 성이 존재하고 그 바로 옆에는 관리들, 그 바깥으로 상공인과 같은 일반 시민들이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도시를 둘러싸는 성벽을 쌓았습니다. 이를 대략적으로 도식화하면 통치자의 거처나 공공업무를 위한 장소로서의 성이나 궁정 인근 지역을 둘러싸는 '내성', 중상류층을 수용하는 '외성'이 있었고, 하류층은 종종 외성 밖으로 시가지를 확장하기도 하였으나 관리나 방어 상의 이유로 성벽을 증·개축하더라도 가급적 성내에 수용하려는 편이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은 과거 도시의 핵심 역시 교통이라는 점을 말해줍니다. 즉, 어느 길을 가든지 로마로 가게 만들 정도로 길이 사방팔방으로 뻗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당시의 교통환경상 수운이 최선이었지만, 인접지역과의 교류를 위해서 육로는 필수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역참을 통한 군사통신, 대규모 운송을 위해 말과 수레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돌길을 깎아서 도로를 만들었고, 이는 병력이 신속히 이동하는 데 쓰였습니다.


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상류층은 도시를 벗어나 자신의 장원으로 이주하면서 도시는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다 중세 상업의 부흥기를 거치며 다시 부활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도시가 자기 역량을 토대로 더 많은 자유와 자치권을 추구하였으며, 지역 영주와 싸워서 쟁취하거나 군주와 제휴하여 자치 정부를 구성하였습니다. 도시민들은 군주에게서 특허장을 받아 자체적인 행정체계를 조직했고, 도시의 이익과 발전을 도모하며 상업발전에 힘썼습니다. 이 무렵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만든다.”는 말과 성 안 사람이라는 뜻의 부르주아라는 말도 이때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는 그 자체로 특권적인 거주지였던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도시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과밀과 혼잡이 빚어지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위에서처럼 내/외성으로 도시가 나뉘면서 자연히 소속 인원들의 계급이 갈리게 되었고, 바깥의 시민들이 안으로 들어와서 성공하기 위해 더욱 사람이 몰리면서 도시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촌과 도시의 구분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도시의 기준


현재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 모인 우리들도 모두 춘천시라는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그럼 도시에 산다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읍에 거주하는 사람부터 도시에 살고 있다고 봅니다. 읍이라는 것이 중심지 역할을 하니까요. 당연히 동에 살고 있는 사람도 도시민이죠. 자신이 면에 살고 있다? 아쉽지만 그 사람은 이 기준에 의하면 도시에 살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명은 면, 리인데 도시와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면 그곳을 도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춘천 동면 만천리, 동내면 거두리의 경우 과연 여기가 도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거두리의 경우에는 수많은 아파트 단지와 음식점들 브런치 카페, 그리고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만천리의 경우도 많은 맛집들과 역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좀 이상하죠? 도시가 아닌데 오히려 더 도시 같은 이런 곳은 왜 이럴까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읍 이상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90% 정도가 됩니다. 이 비율을 도시화율이라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산업이 발달하고 소득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도시화율이 높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도 1960년대에는 도시화율이 30% 남짓하였으나 70년대부터 급격한 산업화가 일어나면서 도시화율도 따라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촌락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이촌향도 하면서 촌락의 인구는 감소하고 도시의 인구는 증가하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번 면, 리였다고 해도 계속 영원한 촌락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죠. 세상은 변합니다. 특히 도시는 더욱 빠르게 변합니다. 도시는 사람들로 붐비고 거리는 차들이 넘쳐나고 땅값은 하늘을 치솟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자의로 타의로 도시를 떠나 조금 더 한적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외화, 도시의 외곽으로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도시화가 도시의 중심 방향으로 향한 것이라면 교외화는 그 반대 방향 도시의 바깥쪽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교외화로 인해 서울 같은 대도시의 외곽에는 위성도시가 만들어졌고, 정부의 인구 분산정책으로 분당과 일산 같은 신도시도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춘천 같은 중간 규모 도시의 외곽에도 지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한적한 곳에 아파트 단지가 생기게 된 것이죠. 모습은 도시처럼 바뀌었는데 땅의 이름, 지명은 아직 바뀌지 않았기 때문 아까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해본 곳 중 이러한 현상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곳은 바로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입니다. 물론 이곳은 읍이어서 도시로 들어가긴 하지만 대학입시에서 농어촌 전형으로 들어가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모습은 그야말로 도시 그 자체입니다. 50층에 가까운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서있고, 그 주변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브런치 카페가 즐비합니다. 반대편에는 상가에 빽빽하게 입시학원들이 들어서 있어서 작은 대치동을 연상케 합니다. 반면 작은 하천 하나 건너 있는 원래 양산시 중심이었던 곳은 이 물금읍에 비해 훨씬 촌락의 모습입니다. 거리는 여느 중소도시의 모습처럼 소박하고, 허름한 주택과 아파트가 촘촘하게 서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여기가 '도시'이기 때문에 농어촌 전형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실제로 더 '도시'인 강 건너 물금읍의 학생들은 농어촌 전형 대상이지만요. 양산시 물금읍은 양산에 공단이 들어서고 여기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거주할 택지를 조성하면서 성장한 곳입니다. 실제로 양산시 인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전국의 읍 중 가능 많은 인구(12만 명)를 자랑합니다.



3. 도시성(Urbanism)


이처럼 이름이나 기준이 도시여서 도시인 경우도 있지만, '도시 다움'이 있어야 도시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도시 다움을 '어바니즘(Urbanism)', 도시성으로 불러봅시다. 어바니즘은 도시의 차별화된 특성을 의미합니다. 첫 번째 도시성은 규모성입니다. 도시는 인구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보니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각종 서비스업이 발달합니다. 도시의 특성에 따라 산업도시의 경우 많은 공장들이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도시는 인구 규모가 촌락에 비해 큽니다. 서울시의 인구는 한 때 1000만 명을 훌쩍 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950만 명 정도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000만 명을 훌쩍 넘기고도 더욱더 가파르게 증가 중입니다. 이게 다 교외화 때문입니다.


두 번째 도시성은 밀집성입니다. 도시에는 좁은 면적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걸 다른 말로 인구밀도가 높다고 합니다. 좁은 땅에 빽빽하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보니 일단 집값, 아파트값, 땅값이 비쌉니다. 그러다 보니 물가가 비쌀 것 같지만, 또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월세, 임대료가 비싸니까 당연히 그곳에 있는 식당 음식이 촌락보다 더 비싸야 하지만, 두 번째 배운 규모의 경제에 의해서 많은 손님이 있고 많은 음식을 준비하다 보니 하나하나의 단가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촌락보다 더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워낙 많은 동종 업계가 존재하다 보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가격은 저렴해지고 품질은 더욱 우수해집니다. 그렇지 않은 곳은 도시라는 정글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니까요.


세 번째 도시성은 익명성입니다. 도시가 정글인 이유는 살벌한 생존 경쟁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촌락에서는 옆집 할머니가 잔소리하고, 뒷집 아줌마가 대학 어디 갔냐고 물어보고, 앞집 아저씨가 술주정하면 동네가 떠들썩하게 시끄럽지만, 그래도 아랫마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서 위로해주고 함께 모이는 정이란 게 있습니다. 촌락의 이런 행태들이 촌락에 살던 사람들은 귀찮기는 하지만 도시에 살다 보면 가끔씩은 생각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는 다릅니다. 도시는 아파트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릅니다. 아랫집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되는 날은 층간소음을 따지러 오는 날 뿐입니다. 몇 년 전에 뉴스 기사에 자주 나왔던 고시원 고독사는 이제 잘 나오지 않는 걸 보니 고독사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이제 도시에서의 고독사가 신기한 일이 아니어서 일 수도 있습니다.



4. 도시적 생활양식


이러한 규모성, 밀집성, 익명성을 갖춘 도시에는 도시적 생활양식이 나타납니다. 단순히 크거나 밀집되어 있거나 서로 관심이 없다고 도시가 아닙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도시의 삶을 즐깁니다. 즉,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에 걸맞은 생활을 하며 서로 비슷한 양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농업과 같은 1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고 2차, 3차 산업에 종사합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1차 산업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동하면서 2차 산업 종사자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1인당 GDP가 증가하면서 국내에 있는 제조업은 해외로 이전하게 됩니다. 동시에 산업 구조의 고도화가 일어나면서 2차보다는 3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그러면서 도시라는 경관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방식은 점차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다시 서비스업으로 변화됩니다.


도시에는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취향과 수요가 존재합니다. 그에 따라 도시 문화는 필연적으로 다채롭게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꼭 패션의 도시 밀라노나 파리가 아니더라도 대도시의 다운타운이나 힙한 거리를 가면 패션 피플, 패피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하라주쿠, 한국의 홍대에는 특히 젊은 감각의 패션들을 엿볼 수 있고, 긴자, 청담동의 고급 부띠끄에서는 유럽의 거리 못지않게 명품 매장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을거리가 존재합니다. 당연히 맥도널드, 버거킹, 롯데리아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그 외에 중소도시에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음식점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쉑쉑 버거가 처음에 강남 대로에 1호 매장을 낸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고, 하늘색 병 로고로 유명한 블루 보틀 역시 서울 중심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타 지역에서 유명해진 프랜차이즈도 곧 대도시에 점포를 운영하게 됩니다. 인구가 많으니까 소비 시장이 커서 다양한 종류가 들어오고 그 다양성을 향유하기 위해 또다시 인구가 유입되는 선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반대로 비도시 지역은 그 악순환이 역시 끝없이 반복되죠.


다양한 문화생활도 역시 도시적 생활양식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오리지널 공연은 서울과 부산 두 도시에만 옵니다. 2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관객의 수, 즉 최소 요구치가 두 대도시를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대도시에서는 끊임없이 대형 콘서트와 공연이 열리는데 중소도시에서는 1년에 한 번도 콘서트를 관람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대형 공연이 아니더라도 서두에 밝힌 것처럼 젊은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을 지난 사람들이 많은 도시에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공연 역시 많이 존재합니다. 그런 창의적인 공연을 자주 가까이서 접한 도시인들은 당연히 예술적으로 창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죠. 이 역시 선순환 구조와 악순환 구조를 따릅니다.



5. 도시의 발달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산업화 이전의 도시 공간은 소규모 엘리트의 거주지역과 대규모 하위 계층의 거주지역으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엘리트 계층은 쾌적하고 배타적인 중심부에 거주하였고, 하위 계층은 환경이 좋지 못한 주변부에 거주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엘리트 계층은 점차 도시의 다른 지역과 분리되었고, 도시의 주변부는 다양한 부류의 장인들이 특정 공간에 집적하면서 사회경제적 클러스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클러스터는 길드와 같은 사회적 조직에 의해 더욱 강화됩니다.


산업도시는 전산업 도시와는 달리 엘리트 계층이 도시 외곽에 거주합니다. 전산업 도시의 직업별 클러스터에 의한 거주지의 차별화가 사라지고, 신분, 가족 구조, 민족 및 생활양식에 따라 거주지의 차이가 나타나게 됩니다. 즉, 도시에서의 권력과 신분은 전통적 가치가 아닌 부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경제적인 것으로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자본주의의 출현에 기인합니다. 산업 자본가와 비숙련 노동자라는 새로운 사회 집단의 출현은 후에 마르크스 주의적 관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와 같은 경제적 능력에 의한 거주지의 분리는 최적 지점을 위한 경쟁을 낳았고, 이는 토지를 최고 지대 수익을 얻기 이한 수단으로 바꾸어놓습니다. 사회적 지위는 지대 지불 능력과 비슷하게 인식되었고, 엘리트 계층은 낙후된 중심가에서 벗어나 쾌적하고 넓은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이는 교통의 발달과 맥을 함께합니다.


지식기반 도시의 경우 포스트 포디즘에 따른 탈산업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표준화된 제품의 생산이 제3세계에서 이루어지면서 기존 산업도시들은 쇠퇴하게 됩니다. 이러한 산업지역의 쇠퇴와 함께 신산업공간으로 불리는 신산업 클러스터가 출현합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여 공간적 분업의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점에는 업무상 대면접촉이 요구되는 업종이 집적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지식기반산업의 경우 지식의 상호 교환성이 필요하고, 거래에 있어 신용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유연적 축적체제가 가시적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로스앤젤레스입니다. 미래 도시 형태의 선구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이 천사의 도시에 대해 소자(Soja)는 포스트 메트로 폴리스(물리적, 사회적으로 분절된 대도시)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로스앤젤레스는 도시 중심부가 재도시화(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동시에 도시 권역 외부에 위치한 또 다른 중심지인 엣지시티가 발달하는 탈중심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소자는 이런 현상을 '외부 도시'의 개념으로 설명했는데, 이는 거꾸로 뒤집힌 도시라는 의미입니다.




유연적 축적체제와 포스트 포디즘 도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도시에 대한 모든 것 두 번째 시간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은 도시에 대한 맛보기였고 다음 주부터가 진짜 도시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화, 교외화, 젠트리피케이션, 거주지 분리, 도시 문화, 도시 정치 등 다양한 도시의 모습에 대해서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시험기간 마무리 잘하고 2주 후에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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