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1회 고사가 모두 끝나고 2주 만에 다시 완전체가 모였습니다. 지난주 성수고와 춘여고 수업에서는 2주 전 수업과 똑같은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으나, 수업이 끝난 후 한류 문화에 대한 학생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번 주는 지난주에 이어서 도시에 대한 모든 것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주에는 도시의 역사, 기준, 어바니즘, 도시적 생활양식, 도시의 발달 등 도시의 거시적인 측면에 대해서 주로 알아봤다면, 이번 주에는 도시생태, 도시 내부구조, 도시모델의 재검토, 젠트리피케이션, 부동산업자들의 농간과 같은 조금 더 세부적인 도시에 대한 이론과 모델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도시생태
1921년 파크와 버제스와 같은 고전 생태학자들은 경쟁을 사회의 분배 및 조직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여겼습니다. 인간 사회는 위치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고, 경쟁으로 인한 공간적 위치의 차이는 경제적 위치 차이를 수반합니다. 이와 같은 경쟁을 통한 지역 분화를 자연 지역(natural area)으로 부릅니다. 생태학자들에게 있어 이동의 개념은 생존하기에 더 좋은 조건을 찾기 위한 변화를 뜻합니다. 이동의 자유는 경쟁의 자유와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물리적 이동성과 공간적 위치는 경쟁 및 경제적 위치뿐만 아니라 연령, 소득, 직업과 같은 사회적 인자 또한 수반합니다.
1950년대부터 도시 생태학 연구는 도시공간의 사회문화적 인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쉐브키와 윌리암스는 로스앤젤레스 지역 연구를 통해 사회가 발달하면서 사회 규모가 증가하고 조직 내에서 사회경제적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노동의 분화를 야기시켜 구성원들 간 경제적 의존성을 높였고, 이는 결국 다양한 인종집단의 분리를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분화과정은 도시 내에서 사회경제적 지위, 가족적 지위, 인종적 지위로 나타났습니다.
그 후 1969년에 머디는 미국의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사회 공간구조를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의 규칙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밝혔습니다.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서는 선형과 같은 공간 패턴이 나타나고, 가족적 지위에 따라서는 동심원 패턴이 나타나며, 인종적 지위에 따라서는 다핵 패턴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와 같은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 구조를 사회 지역(social area)이라고 제시하였습니다.
도시 인구가 증가하고 교통의 발달로 교외화가 진전되면서 도시 내부 구조는 점차 명확하게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버제스가 동심원 모델을 제시한 1920년대의 미국은 해외 이민자들과 농촌인구가 대량으로 도시로 유입된 결과를 결정적으로 보여줍니다. 즉, 도시의 토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간의 경쟁을 불가피하며, 결국 가장 많은 지대를 지불할 수 있는 순위별로 지역을 점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지대 지불능력으로 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업지역으로서 도심지역의 지대가 가장 높지만, 주거지역으로서 도심지역의 매력과 효용성은 떨어집니다. 따라서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주로 교외 지역에 거주합니다.
2. 도시 내구 구조
경제적 동기로 대도시로 유입된 사람들은 일단 도심부의 저급 주택지에 정착하여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고,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면 보다 좋은 주거환경을 찾아 외부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상승 욕구가 동심원으로 표현된 사회 지역의 형성 배경이며, 이러한 도시성장의 과정을 생태학의 용어를 빌려 침입(invasion)과 천이(succession)로 설명합니다.
버제스의 동심원 모델은 5개의 지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지대인 중심 업무지구는 경제, 사회, 행정 기능이 집중되는 곳으로 백화점, 전문상점, 호텔, 은행 등이 집중해 있어서 도시 전체에서 중요한 공간입니다. 2지대인 점이지대는 인구의 대거 유입과 중심 업무지구의 확대로 상류층들은 전출해버리고 상업이나 경공업이 계속해서 침입해 들어와서 저급 주택지구를 형성합니다. 3지대는 노동자층 주거지대로 2지대에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의 주거지구입니다. 4지대는 중상류층 주거지대로 단독주택이나 고급 아파트가 주로 분포하고 교통 조건이 좋은 곳에는 상점가가 형성되거나 부도심이 성장하기도 합니다. 5지대는 통근자 주거지대로 도시의 행정 우경을 넘어서 확대되기도 합니다.
호이트는 미국 142개 도시의 주택자료를 수집, 분석해서 주거지구를 상류층, 중간층, 저소득층으로 분류하고, 그 지구들의 분포 패턴이 선형임을 주장하였습니다. 도시 전체를 원형으로 보고 그 중심에서 방사상으로 교통로가 뻗어 있으면, 이들 교통로를 따라 주택지가 선형으로 뻗어나간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는 상류층 주거지구의 이동방향에 관심을 보였는데, 고소득자가 이동한 후에는 낡은 주택이 남고, 그곳에 중산계층이 거주하게 되는 것을 주거 여과로 설명하였습니다.
교통로의 역할이 중시되고 자동차가 주요 교통수단으로 등장함에 따라 도시 내부는 더욱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해리스와 울만은 도시의 토지 이용 패턴이 여러 개의 핵심을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다핵심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들은 도시 핵심의 발달과 지구의 발달은 3가지 요인이 작용하여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전문적인 편익 지점을 필요로 하는 활동으로 상업지구는 교통이 가장 편리한 곳에, 공업지구는 수륙교통 관계가 좋은 곳에 입지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동종의 활동은 집적함으로써 집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곳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 상이한 활동은 집적함으로써 불이익을 초래하기 때문에 서로 분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3. 도시 모델의 재검토
하지만 이후 세계의 사회, 경제, 문화 양상은 획기적으로 변하였고 이를 극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도시의 경관과 내부구조도 변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도시의 변화를 야기시키는 요인으로는 도시 내부 제조업의 쇠퇴, 도시인구의 교외화, 새로운 경제활동의 출현, 통신기술의 발달, 사회적 생활방식의 변화가 있습니다. 도시 내부의 많은 기업과 공장들은 폐업하거나 주변의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였고, 이는 도시 경제와 인구의 교외화, 분산화를 야기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도시 내부의 토지수요 감소는 다른 말로 도시 주변에서의 토지수요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컴퓨터, 생명공학, 전자, 통신 등 고도로 숙련된 첨단기술분야 종사자들은 쾌적한 거주환경을 선호하고, 이들의 선호 패턴은 전통적인 교외지역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후 지역, 대학과의 연계가 좋은 곳, 도시 주변의 도시적 생활양식을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다채로워졌습니다. 탈공업화와 정보화로 인한 변화에 따라 대부분 선진국 도시들은 공간의 재편성이라는 숙제에 직면하였고, 이러한 변화는 도시 내부를 중심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도시공간구조의 변화는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은 교통망입니다. 이러한 자동차 교통의 발달과 도시의 확대에 따라 최근 도시 권역 모델이라는 새로운 도시구조이론이 증장하였습니다. 이 모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개된 도시형태의 분석을 기초하여 제인스 반스가 제시한 것입니다. 도시권역 모델의 핵심은 전통적인 도심과 주변지역으로 구성된 중심도시와 더불어 이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또 다른 도심을 갖추고 있는 자족적인 교외지역의 출현입니다. 일명 페페로니 피자 모델이라고도 불리는 도시권역 모델의 자족성을 갖춘 교외 도심은 엣지 시티로도 불리며, 지난 시간 LA를 포스트 포스트 메트로 폴리스로 표현한 소자에 의해서 외부 도시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4. 젠트리피케이션
교통이 발달하고 교외화가 진행되면서 상류층은 외곽지역으로 이주하였고, 도심 주변에 위치한 지역(버제스 동심원 이론의 2지대)은 상업과 공업기능이 침입해오면서 불량 주택지역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이를 자본의 축적 및 구조주의로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구조주의는 도시내 생산 부분에서 과잉 축적이 이루어지면 과잉 자본을 도시 하부구조와 같은 건조 환경에 대한 투자로 전환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고 동시에 차기의 축적을 예비하는 것입니다.
1950년대 이후 미국 대도시 지역에서는 그동안에 도심에 대한 자본 투자가 축적되면서 도심 자본에 대한 이윤율은 감소하게 되었고, 이윤율이 높은 교외로 자본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교외화가 이루어졌고 내부 도시는 점차 쇠락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도심의 위치에 따른 잠재적 지대보다 실제 거래되는 지대가 현저히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잠재적 지대와 실제 지불되는 지대의 차이를 지대 격차라고 합니다. 지대 격차에 의해 내부 도시가 충분히 이윤율을 회복하면 내부 도시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도심의 가장 쇠락한 불량주택지구에서부터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고급주택지구로 재개발하고, 도심 업무빌딩에 근무하는 고학력·전문직 종사자들을 입주시키는 것입니다.
도심 재활성화로도 불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향하는 주거 여과과정의 역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상류층 가구가 저소득층이 차지하고 있는 주택을 구입하여 도시 내부지역으로 다시 이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도심의 주변 지역은 실제 지대가 낮아지긴 했지만, 도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서 도시적 생활양식을 향유하고 싶어 하는 고소득층에게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따라서 재개발되었을 경우 지대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즉 잠재 지대가 높은 곳입니다. 이곳에 부동산 업자에 의해서 재개발되면 당연하게 지대는 오르게 마련입니다. 그 결과 원래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저소득층은 다른 곳으로 밀려나게 되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홍대와 같은 경우 미술, 음악과 같은 예술, 그리고 패션, 클럽, 버스킹과 같은 젊은이들의 공간이라는 정체성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그로 인해 지대가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홍대라는 장소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면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센터, 호텔과 같은 상업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대는 가파르게 상승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본래 홍대의 문화 정체성을 형성한 주체인 젊은 예술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홍대의 상승한 지대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외부로 쫓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위에서 서술한 지대 격차로 인한 저소득층의 이주와 비슷하지만, 스스로 장소 정체성을 만든 주체가 그 이유로 장소에서 밀려난다는 것은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서 지식정보산업과 생산자 서비스업의 발달, 새로운 지식 계급의 출현, 도심 주변 지역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과 같음보다는 다름의 가치를 중시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출현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부동산업자들의 농간
생산자 서비스업이면서 영&리치 F.I.R.E 중 하나인 부동산업자들과 모기지 금융 관리자들은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직종이 아니라 도시 공간구조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이들은 누가 대출을 받는지 뿐만 아니라 대출을 받는 사람이 어떤 종류의 부동산과 어떤 위치를 선호하는지를 효과적으로 결정합니다. 그들의 전략은 세부적으로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상환을 받기 어려운 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선정하고 그러한 곳에 위치한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 대출금 지원을 해주지 않음으로서 기존 근린 특성을 강화, 유지시킵니다. 부동산업자들의 이러한 게이트키퍼 역할을 레드 라이닝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다양한 국가에서 이러한 관행을 법률적으로 금지하였지만 그들은 높은 대출 이자율, 많은 계약금 등의 은밀한 방법을 활용하여 악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레드 라이닝에 의해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치는 하락하고 근린 지구는 황폐화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의 부동산 가치와 거주 환경은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부동산업자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최적의 시장 조건을 유지시키기 위해 특정 지역으로 특정 가구들이 이주해 오는 것을 유지하거나 반대로 특정 가구들이 이주해 나가도록 조장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은 동질적인 유형의 가구로 구성된 근린지구가 유지될 수 있도록 기준 거주자들과 비동질적인 가구가 이주해오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동산업자들의 농간이 인종, 민족에 기반을 둔 도시의 거주지 분리에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흑인 가구가 백인 근린지구에 이주해 오면 기존의 백인 거주자는 자신의 주택을 하락한 가격이라도 판매하려고 하는 심리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부동산업자들은 하락한 가격에 구입한 백인의 주택을 훨씬 높은 가격에 이 곳으로 이주해오고 싶어하는 흑인 가구에게 판매하면서 이익을 챙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흑인 가구를 백인 근린지구로 이주해 오는 것을 도모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러한 관행을 블록버스팅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도시생태, 도시 내부구조, 도시모델의 재검토,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레드 라이닝, 블록버스팅과 같은 부동산업자들의 농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처음에는 2주 차로 '도시에 대한 모든 것'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는데, 준비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설명할 내용이 많아져서 3주 차까지 시리즈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알고보면 우리 주변에서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역공간(liminal space)부터 시작해서 도시의 경제, 경관, 문화, 정치에 대한 내용을 총망라해서 도시 시리즈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시험 보느라 모두 수고 많았고 다음 주에는 더 깊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