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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리는 강선생 Dec 22. 2022

스타벅스와 아마존의 고향, 시애틀

세계의 도시와 인문학 01

1. 미국 속 작은 영국, 시애틀


여러분은 미국의 도시  어떤 도시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당연히 마블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배트맨 고담 시티의 배경이기도  세계의 중심, 뉴욕이 먼저 떠오르겠죠. 아니면 세계 영화의 중심 할리우드,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이기도  천사의 도시 LA 떠오를 수도 있겠네요. 백안관, 국회 의사당, 대법원이 있는 미국 정치의 중심지이자 수도 워싱턴 D.C 빼놓을  없겠네요. 주의할 점은 수도 워싱턴에는  D.C(District of Columbia)  붙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워싱턴 주와 동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워싱턴 주를 말할 때는 끝에  State 붙입니다.


시애틀은 인구 70만의 워싱턴 주의 중심 도시입니다. 태평양과 맞닿아있는 시애틀은 따뜻한 해류인 난류와 항상 서쪽에서 부는 바람인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연중 습윤하고 따뜻한 기온을 유지합니다. 이러한 기후를 서안 해양성 기후라고 불러요. 이런 서안 해양성 기후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영국입니다. 영국 사람들이 트렌치코트를 입고 항상 우산을 챙기는 것이 바로 이런 기후 특징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늘이 구름이 가득하고 뿌연 안개의 도시 시애틀은 항구 도시인만큼 해산물이 풍부하고, 또한 이를 활용한 영국의 대표 음식 피시 앤 칩스도 유명합니다.

시애틀의 재래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2. 시애틀에 아시아인이 많은 이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스즈키 이치로, 미국 쇼트트랙 영웅 아폴로 안톤 오노, 그리고 국가대표 야구선수 추신수와 이대호,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시애틀 출신이거나 시애틀에서 활동했던 아시아 스포츠 선수라는 점입니다. 시애틀은 인구 중 아시아인의 비율이 15% 정도로 미국의 다른 주에 비해서 매우 높아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시애틀이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에서 아시아와의 거리가 가장 가깝기 때문이에요.


20세기 초반 미국에 진출했던 아시아인들은 아무래도 본국과 거리가 가까운 미국이 서부에 정착했습니다. 실제로 시애틀은 한국, 일본과 가장 가까운 미국의 본토 도시입니다. 이처럼 초기부터 시애틀에 아시아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고, 차이나 타운, 코리안 타운과 같은 아시아인 커뮤니티의 형성 시기와 규모도 다른 곳보다 월등했습니다. 이런 아시아 커뮤니티의 형성은 또 다른 아시아인의 유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면서 시애틀의 아시안인 비율은 높아져 갔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 시애틀 마리너스에서 일본 선수 스즈키 이치로와 한국 선수 추신수, 이대호를 영입한 이유도 시애틀에 일본인과 한국인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애틀 마리너스 홈구장 세이프코 필드



3. 세계에서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도시


세계 1등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정답은 대한민국 서울입니다. 요즘 스세권(스타벅스 근처를 의미하는 ''타벅스 '세권'의 줄임 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 중 스타벅스의 위상은 대단합니다. 서울 뒤로는 뉴욕, 상하이, 런던 순으로 스타벅스 매장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밀집된 도시는 어디일까요? 정답은 바로 시애틀입니다. 서울, 뉴욕, 런던 같은 도시들은 모두 인구 1000만 명에 육박하는 대도시입니다. 반면 시애틀은 인구 70만 명으로 매장 수는 상대적으로 이들 도시보다 적지만 인구 대비 매장 개수는 시애틀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시애틀이 스타벅스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1971년 시애틀에서 시작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스타벅스는 초기에 선원들에게 커피 원두 판매점으로 시작했습니다. 초기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스타벅스의 로고가 노래로 뱃사람을 홀리는 인어 세이렌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그러다 1980년대 미국에서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면서 원두뿐 아니라 에스프레소 커피도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스타벅스는 세계 1위의 커피 전문점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시애틀에는 스타벅스 외에도 Seatle`s best coffee, Tully's Coffee 등 커피 전문점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커피 소비량도 어마어마한데 오죽하면 시애틀에서 설거지를 하며 하수구에 부은 커피들이 바다로 흘러가 물고기들이 카페인에 찌들어 산다고 환경단체에서 경고할 정도라고 합니다. 덕분에 시애틀은 미국의 커피 수도로 불립니다.

스타벅스 파이크 플레이스 1호점


스타벅스 1호점은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907년 개장한 재래시장입니다. 다양한 것들을 팔고 있는 종합시장이지만 그중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항구도시이다 보니 해산물이 유명하고, 그중에서도 피시 마켓에서 벌어지는 상인들의 생선 던지기 쇼입니다. 이는 1986년 시장이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상인들이 이목을 끌 방법을 생각하다 고안해낸 방법이라고 합니다. 항구와 도심 사이에 위치하다 보니 접근성도 좋고 시애틀의 랜드마크로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산물 외에도 길거리 음식, 의류, 기념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바라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4.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그리고 해리포터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의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은 1970년대 말 오일 쇼크가 터지면서 위기를 겪습니다. 애플, 삼성과 같은 다양한 국가에 공장과 지점을 두고 있는 기업을 다국적 기업이라고 하는데, 이런 기업들이 입지 한 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직접적으로는 기업에서 많은 직원을 그 지역에서 고용할 수 있고, 간접적으로는 그 직원들이 소비를 하면서 도시의 서비스 산업 또한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보잉과 같은 대기업의 위기는 시애틀의 고용 악화로 이어졌고, 그렇게 시애틀 경제는 위기에 빠집니다. 바로 그때 구원자가 등장합니다. 바로 세계적인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본사를 시애틀로 이전한 것입니다.


보통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IT기업들은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일대의 실리콘 벨리에 집적하고 있습니다. 집적이란 비슷한 종류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함께 모여 있으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슷한 기업들이 모여있으면 정보 공유에도 유리하고, 대학과 연구소에서 우수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IT기업들이 모여있는 실리콘벨리로 이전하지 않고 워싱턴주의 시애틀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고향이 시애틀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애틀로 이전한 후 시애틀의 경제는 다시 살아났고, 인구는 급증했습니다. 다양한 기업들이 연이어 시애틀로 이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세계 시가총액 2위 기업 아마존과 세계적인 소비자 서비스 기업 코스트코가 있습니다.


시애틀은 할리우드의 LA만큼은 아니지만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도시 이름을 딴 로맨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나 연중 안개가 끼는 도시 특성이 잘 나타나는 뱀파이어 영화 '트와일라잇'의 배경이 되기에도 최적이었습니다. 한국인 감독의 중국 여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만추'의 배경도 시애틀입니다. 그중 판타지 소설이자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호그와트 도서관에 영향을 미친 워싱턴 대학의 수잘로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중세 고딕 성당과 같은 고풍스러움과 웅장하게 높은 천장, 그리고 수직으로 뻗은 스테인드 글라스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마치 해리포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들면서 귀에서는 해리포터의 음악이 들리는 듯합니다. 워낙 많은 해리포터 팬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수잘로 도서관에서는 매년 9월 해리포터 팬들을 위해 불의 잔 대회(Trivizard trivia tournament)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도서관에 영감을 준 수잘로 도서관



5. 에메랄드 시티, 시애틀


케리파크는 시애틀 도심 남쪽 언덕에 위치한 작은 공원입니다. 시애틀의 야경 뷰포인트로 유명한 이곳은 해가 저물고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사람들이 점점 몰려듭니다. 케리 파크에서는 저 멀리 시애틀의 랜드마크 레이니어 산이 보입니다. 레이니어 산은 캐스캐이드 산맥에서 가장 높은 4392m의 산으로 정상부가 하얀 만년설로 둘러싸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시애틀 다운 타운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전형적인 빌딩들 중에서 확연하게 눈에 띄는 스페이스 니들이 인상적입니다. 스페이스 니들은 1962년 세계 박람회를 기념하게 위한 높이 182m의 전망대입니다. 그 외에도 태평양과 맞닿아있는 항구와 활기찬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도 눈에 들어옵니다.


시애틀은 분명 뉴욕처럼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이거나 LA처럼 미국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도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시애틀은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시작된 곳이면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위치한 IT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또한 신비로운 안개가 덮여있는 차분한 도시인 동시에 도시 곳곳에 활기가 넘치는 개방적인 도시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화의 배경이 되었고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준 시애틀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마치 에메랄드와 같이 빛을 내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케리파크에서 바라본 시애틀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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