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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쿙그민 Jan 15. 2022

제8화 뼛속부터, 진짜 대치동 고수 따라잡기-2

7화에서 소개한 대치동 고수의 아이 교육법이 이어집니다.


2. 내 손으로 다룰 수 있는 악기에서 성취감을 경험한다

소위 돈 있는 집에서나 악기를 다루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최근에는 악기들이 대중화되었고 피아노뿐 아니라 바이올린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진 않다. 방과 후 수업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강남 일대의 많은 초등학교에는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남자 애가 무슨 악기야~’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도 계실 것이다하지만 진짜 고수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악기교육을 시킨다초등 저학년이 되면 피아노 외에 학기를 한 가지씩 추가로 시키는 것이다가장 손쉽게 접근하는 것이 바이올린이다바이올린은 십만 원 안팎에서 구매가 가능하고 피아노 다음으로 대중적인 악기이며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피아노와 다르게 바이올린은 일단 서서 연습을 하게 되고, 네 개의 줄 중 한 개의 현을 활로 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처음 시작하면 왼쪽 팔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프다그 소리를 견디는 부모의 귀 또한, 덩달아 힘들긴 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버텨내고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되는 순간 아이들은 부모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게 된다부모에게는 왼손을 움직여 현을 누르는 과정이 오른손잡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일어나는 것은 그저 덤으로... 함께 일어나게 된다만일 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있다면 도전과 성취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단체의 일원이 되어 하나가 되는 공동체의 소속감을 경험하게 된다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무대에 서고 함께 연습을 하여 박수를 받는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이 값진 것이다. 노력에 대한 보상그 과정에서 느끼는 내적 만족감은 학습에서 느낄 수 있는 내적 동기의 씨앗이 될 수 있다.    


3. 건강한 신체에서 자연의 이치를 배운다.

한동안 "줄넘기조차 과외를 시키는 사교육"에 대해 차가운 시선이 있었다이제 더 이상 초등학교에서 줄넘기에 급수를 부여하지 않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줄넘기는 초등 아이들에게 가장 추천할만한 운동이다부모님이 직접 가르치기 힘들다면 방과 후 수업 또는 문화센터를 통해 시작이 가능하다학교에 입학하면 축구농구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운동을 시키기 위해 그룹을 짜는 경우가 있지만 진짜 고수 부모님들은 줄넘기에도 중요하게 의미를 둔다

단체 운동과 달리 줄넘기는 혼자 하는 운동이다또한, 체력적으로 어떠한 타고난 능력에 비교적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 스스로 뛰는 높이와 줄을 돌리는 속도를 조절하여 몸을 움직여야 한다연습을 할수록 늘 수 있는 종목인 것이다그리고 자신의 힘이 다하여 뛰는 것을 멈추면 줄넘기도 함께 멈춘다자신이 시작과 끝을 결정하는 것이다엄마가 줄을 돌려주고 그 박자에 맞게 아이가 뛰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노력을 해도 소용없다를 입버릇처럼 하는 사춘기 시기를 겪기 전에 경험하는 노력에 의한 성공경험은 입시를 견디기 위한 힘의 근원이 된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고, 잠을 자지 않으면 졸린 것과 같은 자연의 이치처럼, 노력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치를 직접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다섯 개도 힘들었던 아이가 백개씩 끊어 몇 세트씩 할 수 있게 되면 아이들은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느낄 수 있게 된다


    


이곳 대치동에서 만나는 강남 일대의 부모님들이 모두 같은 모습은 아니다. 부모님 개인의 교육관과 가치관에 따라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진짜 고수 부모와 아닌 부모의 차이는 눈으로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차이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순간 그 차이는 점차 커진다. 아이가 성인이 되는 시기가 되면 그 차이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평생 가져갈 문해력의 기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

자신의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자기조절능력

공동체 내에서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매우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기초가 결코 학업성취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학령기 시절에 성적과 상관없이 행복하기는 쉽지 않다. 부모가 나서서 그러한 인식을 부정할 수도 없고, 억지로 학업성취도를 높여줄 수도 없다. 단지 현실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마음과 의지를 스스로 조율할 수 있고 현실의 즉각적인 만족을 잠시 누르고 노력이라는 씨앗을 심을 수 있는 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진짜 고수의 교육법이 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선행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좀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숨어있는 고수의 양육 방식인 것이다. 


사진출처: 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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