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학군~8 학군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학군은 서울 내의 고등학교를 지역교육청 관할 지역을 중심으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1998년에 일부 개편하여 11개의 학군 체제로 개편되었고 1999년부터 시행된 구분은 다음과 같다. 1 학군은 동대문구, 중랑구 전역, 2 학군은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 3 학군은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4 학군은 노원구, 도봉구, 5 학군은 종로구, 용산구, 중구, 6 학군은 강동구, 송파구, 7 학군은 강서구, 양천구, 8 학군은 강남구, 서초구, 9 학군은 동작구, 관악구, 10 학군은 성동구, 광진구, 11 학군은 강북구, 성북구이다.
8 학군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고교평준화 이후에도, 이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명문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높아졌다. 또한, 1970년대부터 이어진 한강 이남 지역의 개발, 명문학교의 이전들과 함께 8 학군, 특히 학원 밀집 지역인 대치동 일대는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근래 5~6년 사이에는 이 강남구 내에서도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을 나누어 테남, 테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구분하고 있다. 테남은 도곡, 대치, 개포동을 말하고 테북은 압구정, 청담, 삼성동을 의미한다. 또는 강남구를 대치동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을 나누어 대남과 대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기준에 따라 지역을 나누는 이유는 어쩌면 그들의 특성을 좀 더 세분화하여 알아보고자 하는 노력때문 일지도 모른다. 지역적 특성, 부모의 경제적 능력으로 지역을 나누는 부분에 결코 동의하고 싶지 않을지라고 한 가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은 입결(입시결과)이다. 매년 발표되는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높은 학교들이 강남권에 집중되어 있으니 이곳의 교육법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모 찬스만으로 교육을 받아 입시에 성공하는 경우라고 위안을 삼아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 조차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는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본 소양을 키우는 진짜 고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녀교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테남 지역 어머니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테북지역 어머니들의 여유로운 자세(그 여유의 기반이 비록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일지라도) 사이에 균형을 이룬다면 어쩌면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소위 성대경시로 불렸던 <전국 영어 수학 학력경시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그 일대의 교통은 완전히 마비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영어시험이 있는 시간에는 응시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대부분 수학 경시를 치르기 위한 것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이처럼 수학에 몰두하는 것은 영재원 – 이과 집중 교육- 의, 치, 한 입시 성공이라는 큰 흐름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주류의 흐름 속에서 좀 더 큰 그림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바라보는 진짜 강남 키즈의 부모들이 숨은 고수로 존재한다.
1. 진짜 문해력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대치동 아이들은 대부분 유치원을 졸업 시기가 되면 독서 기반의 토론 수업을 듣는다. 독서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부모는 없을지라도 이 과정을 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 자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교육의 도움을 받게 된다. 하지만 진짜 고수들은 수박 겉핥기식의 독서교육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중고등 교육과정에 도달하면 아이들이 한 번씩 던지는 질문에 뒷목을 잡는 부모님들이 생긴다. 부모세대들이 당연하게 이해했던 용어를 아이들은 무슨 말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국어교과뿐 아니라 사회, 과학에서 이런 단어들은 불쑥 튀어나오니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부터 막히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선생님들 말씀으로 홍경래의 난 등 각종 난들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여기서 왜 우리 집 식물이 나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아는 난은 정말 그 <난> 뿐이었던 모양이다.
그 이유는 한자 교육에 있다. 어려울, 어지러울 난(란)亂이라는 한자를 모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교육에만 집중하는 사이에 우리가 놓쳐버리는 것이 바로 한자이다. 주변에 한자 학원을 보내는 부모님이 계신가? 남들이 영재원 입시를 향해 달릴 때 소신(所信) 있게 한자 학원에 보내는 숨은 고수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사실 집에서 한 번쯤은 한자 외우기를 엄마표 교육으로 시작한 부모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한자 학원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때로는 대치동이 부럽기도 하지만, 방학마다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과 한자를 외우는 것으로 진짜 강남 키즈를 따라잡아보기로 했다.
한자를 공부하면서
“ 엄마! 소신껏 하라는 게 뭐야?”
라는 질문에
바 소 所, 믿을 신 信, 이니까 무슨 의미일까? <믿는 바> 대로 하라는 거 아닐까? “
라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우리말에 숨어 있는 한자 의미의 중요성을 그대로 경험하게 된다.
또한, 한글 뒤에 숨어 있는 한자의 의미를 짐작하려는 과정에서 뜻을 모두 찾아보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