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마주한 얼굴들

에세이 김석용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일터에서 마주한 얼굴들 / 에세이 김석용

아침마다 지하철역에 내려 익숙한 출입문을 밀고 들어선다. 똑같은 책상, 변함없는 동료의 얼굴들, 그리고 반복되는 인사. 일터의 하루는 늘 같은 듯 시작되지만, 그 안에서 마주치는 표정과 말들은 매번 다르게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는 말없이 모니터만 바라본다. 가끔은 작은 한숨이, 가끔은 짧은 농담이 공기를 흔든다. 일터라는 공간은 묘하게도 ‘함께’와 ‘홀로’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회의실에서는 의견이 부딪히고, 점심 식탁에서는 조심스런 침묵이 흐른다. 서툰 위로와 무심한 관심, 때로는 지나친 친절이 어색하게 얽힌다.
“괜찮아요.”라는 인사 뒤에 감춰진 속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 속에 담긴 미묘한 거리감. 나는 그 모든 표정과 단어 사이에서 매일 중심을 잡으려 애쓴다.
어느 날은 누군가의 짧은 격려에 힘을 얻고, 또 어느 날은 날카로운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때론, 나 역시 누군가의 하루를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는 걸 깨닫는다.
일터의 인간관계란, 그렇게 조심스럽고도 다정하게 엇갈린다.

퇴근길, 다시 혼자가 되어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오늘 하루, 나는 몇 번이나 웃고, 또 속으로 몇 번이나 울었을까.
서로 다른 마음을 안고 만나지만, 우리는 결국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견뎌낸다.
삶의 절반을 보내는 일터에서, 나는 조금씩 타인의 마음을 배워간다.
내일도 다시, 익숙한 얼굴들 속으로 걸어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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