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김석용
『사는 게 참 버거운 날도 있습니다』
/ 에세이 김석용
가끔은 혼자 중얼거립니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하루가, 나에겐 하나의 싸움이었습니다.
힘들다고 말하지 않으려 애쓰고, 괜찮은 척 입을 다문 채 하루를 견디다 보면, 저녁 무렵 거울 앞에서 마주하는 얼굴은 말없이 지쳐 있습니다.
사는 게 참 버겁다고 느껴지는 날,
나는 누구의 위로보다 내 속 이야기 하나 꺼내 앉힙니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다잡는 마음
이른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몸은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머리는 벌써 일터에서 해야 할 일들을 되새깁니다.
"오늘은 몇 분을 목욕실에 모셔야 하지? 점심은 잘 챙겨드릴 수 있을까?"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마음 안에 나 자신은 없습니다.
누가 내 등을 토닥여줄까 싶어 둘러보지만,
아무도 내 마음속의 고단함을 몰라줍니다.
그래서 나는 더 조용해집니다.
말하지 않으면 덜 아플 줄 알았고,
견디다 보면 나아질 줄 알았지만,
사는 게 힘든 건 그냥, 살고 있기 때문이더군요.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어르신들의 손을 잡으며
나는 그분들의 생을 건너갑니다.
누군가는 자식의 소식이 오랫동안 끊겼다고 하셨고,
누군가는 오늘 처음 웃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웃음 뒤엔 말 못할 상처와 그늘이 숨어 있습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는 걸.
누구나 자신만의 이유로 버겁다는 걸.
내가 힘들다고 말하는 대신
그분들의 손을 더 단단히 잡습니다.
마치 내가 위로받는 것처럼.
오늘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저녁이 되면
나는 식탁에 마주 앉은 아내를 봅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눈빛에서 나와 같은 고단함을 읽습니다.
그래도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이 자리가 있어서
나는 오늘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다시 내일이 올 것이고,
다시 내 몸은 일터로 향할 겁니다.
그날이 또 버거울지라도,
나는 오늘처럼 조용히 나를 지킬 것입니다.
사는 게 버거운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작은 기댈 자리가 되고 싶습니다.
무너지지 않도록,
지금의 나를 지켜가며 살아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혹시 오늘이 많이 버겁다면,
괜찮다고, 수고했다고, 잘 버티고 있다고
그 말, 제가 먼저 전할게요.
우리는 지금도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