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하루, 그 안에 나』

에세이 김석용

by 화려한명사김석용

『가장 보통의 하루, 그 안에 나』

/ 에세이 김석용

대단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하루였습니다.
늘 하던 대로 눈을 뜨고,
익숙한 골목길을 지나,
익숙한 사람들과 익숙한 말을 주고받았지요.
그런데 문득,
그 익숙한 하루 속에 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하루에 묻힌 ‘나’

일은 반복되고, 감정은 생략됩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내가 선택한 길이니 견디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가?”
그 물음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섰습니다.

아침엔 출근 준비,
낮에는 바쁘게 일하고,
저녁엔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히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그 안에 내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누군가의 역할을 소화한 하루였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작고 느린 나를 들여다보다

어느 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그 조용한 풍경 안에서
나는 그제야 ‘나’라는 존재가 숨 쉬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누구의 아버지로, 남편으로, 보호사로, 동료로 살아오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무심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계절,
기분 좋을 때의 웃음조차도
어느새 무채색으로 바래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하루 속에도
작은 빛 하나는 있습니다.
어르신의 고운 인사 한마디,
늦은 저녁 마주한 아내의 따뜻한 밥상,
무심히 꺼낸 오래된 책 한 장의 문장.
그런 조각들이 나를 다시 이 자리로 이끕니다.

‘그냥 그런 하루’가

어쩌면 가장 깊은 하루

예전엔 대단한 날을 꿈꾸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억될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그냥 그런 날’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걸.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그 보통의 하루 속에서
나는 내 감정을 듣고,
내 마음을 어루만지며
‘살아있음’을 조용히 확인합니다.

『가장 보통의 하루, 그 안에 나』
이 제목은
오늘도 묵묵히 하루를 살아낸 나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화려하지 않아도,
그저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보통의 하루 안에, 나를 잊지 않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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