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내린 아침

글/ 김석용

by 화려한명사김석용

그리움이 내린 아침
글/ 김석용

창문을 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의 공기, 그 안에는 어제의 온기가 조금 남아 있습니다. 이른 빛이 부드럽게 방 안으로 스며들 때, 마음에도 은은한 그리움이 번져옵니다. 밤새 내렸던 생각들이 조용히 가라앉은 후, 고요하게 시작되는 아침.

차 한 잔을 따르며 창밖을 바라봅니다. 먼 곳을 바라보는 일은 늘 그렇듯 마음을 한참이나 먼 곳에 머무르게 만듭니다. 이름 모를 산 너머, 바람이 머물던 자리, 그곳에는 아직 닿지 못한 말과 전하지 못한 손길이 남아 있겠지요.

살아온 날들의 깊은 골목마다, 오래된 그리움은 문득문득 모습을 드러냅니다. 문득 생각나는 얼굴, 함께 걷던 골목길, 잊은 줄 알았던 노래 한 소절이 오늘 아침 마음을 두드립니다. 그리움은 슬픔이 아니라, 오히려 따뜻한 위로가 되어 내 곁을 지납니다.

아침의 햇살이 커튼 너머로 천천히 퍼질 때, 그리움도 함께 자랍니다. 보고 싶다는 마음, 함께한 시간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다가올 오늘을 살아갈 작은 용기. 그 모든 것이 고요히 쌓여 이 아침을 가득 채웁니다.

나는 오늘도 그리움이 내린 아침을 맞이합니다. 어제의 나를 품고, 오늘의 나를 다독이며, 사랑하는 이들의 안부를 생각합니다. 삶이란 어쩌면, 그리움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작은 기쁨에 감사하며, 조용히 자신을 다독이는 일의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잠시 멈춰 서서, 그리움이 만들어준 길 위를 걸어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기다림과, 아직 사라지지 않은 온기가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아침. 그 속에서 나는 오늘도, 조용한 다짐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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