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친 계절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우연히 마주친 계절 / 에세이 김석용

문득 고개를 돌리니, 낯선 얼굴의 계절이 서 있었다. 늘 익숙하게 지나치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난 풍경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듯한 반가움과, 처음 보는 사람에게 느끼는 묘한 설렘이 뒤섞인 감정이었다.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 뺨을 스치는 감촉이 부드럽고 따뜻하다. 겨울의 매서웠던 바람은 온데간데없이, 포근한 이불처럼 온몸을 감싸 안는다. 햇살 또한 이전과는 다른 색깔을 띤다. 차갑고 날카로운 빛 대신, 은은하고 따스한 기운이 세상을 부드럽게 물들인다. 거리의 풍경도 생기를 되찾았다. 앙상했던 가지에는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고, 메마른 땅에서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 활기찬 모습은 마치 조용히 잠들어 있던 세상이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익숙했던 풍경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변화들은, 멈춰진 시간 속에서 홀로 깨어난 듯한 신비로운 기분을 선사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한 계절의 변화는, 잊고 지냈던 감각들을 일깨워준다.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쁨을 안겨준다. 마치 숨겨진 그림을 찾아낸 아이처럼, 세상은 다시금 신선하고 흥미로운 곳으로 다가온다. 우연히 마주친 이 계절은, 앞으로 펼쳐질 시간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가득 품고, 내 마음속 깊이 조용히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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