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오늘의 시니어

시니어의 새로운 도전과 성장

by 화려한명사김석용

품격 있는 오늘의 시니어

글 / 김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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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오후 두 시. 빈 좌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서 간다. 옆자리 할아버지가 내 시선을 끈다. 말끔한 회색 정장에 반짝이는 구두, 손에는 경제신문을 들고 계신다. 그분의 등은 곧고 눈빛은 또렷하다. 나이는 분명 일흔을 넘어 보이지만, 그 어떤 젊은이보다 당당해 보인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시니어'라는 단어에 퇴색된 이미지를 덧씌웠다. 느리고, 뒤처지고, 배려받아야 할 존재로만 여긴다. 하지만 진정한 시니어의 모습은 다르다. 그들은 세월을 견뎌낸 품격과 지혜를 몸에 새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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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카페에서 만난 박 선생님을 생각한다. 칠십이 넘은 나이에 스마트폰을 배우겠다며 매주 찾아오신다. "젊은 사람들 따라가려면 늦어도 너무 늦었어요"라고 말씀하시지만, 그분의 손끝은 생각보다 빠르게 화면을 넘긴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눈빛에는 나이 따위 없다.


품격 있는 시니어는 시간을 멈추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흐르는 시간과 함께 걷는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들은 안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몸의 젊음이 아니라 마음의 유연함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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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님은 다르다. 일흔다섯의 나이에도 매주 헬스장에 나간다. "운동이 좋아서가 아니라 손자들과 뛰어놀고 싶어서"라고 말씀하신다. 그분의 운동복 차림새는 젊은이들보다 더 깔끔하다. 운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단정히 옷을 갖춰 입고 나오신다.


진짜 시니어의 품격은 외모에서 시작된다. 비싼 옷이 아니어도 좋다. 깨끗하고 단정한 차림, 곧은 자세, 그리고 자신감 있는 걸음걸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다. 나이를 핑계로 대충 입고 대충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늙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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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이 작가님 부부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혼 5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서로를 존중한다. 대화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보고, 걸을 때는 보폭을 맞춘다. 부인이 지팡이를 짚고 계시지만 남편분은 그분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 대신 자연스럽게 팔을 건네고 함께 걷는다.


품격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가족에게도, 이웃에게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예의를 지키는 것. 이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함부로 말하거나 무례하게 행동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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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기대된다. 그 할아버지처럼, 박 선생님처럼, 김 여사님처럼, 이 작가님 부부처럼 살 수 있다면 말이다. 나이 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지 않으며, 품격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품격 있는 시니어가 되는 것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단정히 옷을 입고, 바른 자세로 걷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살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속 배우고 성장하려는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그 할아버지를 만날까 봐 옷매무새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언젠가 내가 그 자리에 앉게 될 때, 누군가에게 품격 있는 시니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세월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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