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근육 키우기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

by 화려한명사김석용

마음 근육 키우기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

글 / 김석용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다시 일어서지 않는 것이 실패다."
— 메리 픽포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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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으세요?"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다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았을 뿐이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은 너무 거창하게 들릴까 봐 그저 웃으며 넘겼다. 사실 나는 넘어졌다. 여러 번 넘어졌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먼저 깨졌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넘어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서는 힘이라는 것을.


회복탄력성. 영어로는 레질리언스(Resilience)라고 한다. 원래는 물리학 용어였다고 한다. 외부 충격을 받아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물질의 성질을 뜻한다. 그런데 이 말이 언젠가부터 사람에게도 쓰이기 시작했다. 삶이라는 무게에 눌리고, 관계라는 날카로움에 베이고, 시간이라는 흐름에 쓸려가면서도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마음의 근육이었다.


나는 요양원에서 일한다.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잃은 사람들이다. 기억을 잃고, 움직임을 잃고, 때로는 말할 힘마저 잃는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분들 중 누군가는 여전히 웃는다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살아 있네" 하며 미소 짓는 할머니가 있다.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보며 "저 새 좀 봐, 참 예쁘지?" 하고 말을 거는 할아버지가 있다. 그분들은 잃은 것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이 아닐까. 잃은 것에 집중하지 않고, 남은 것에서 기쁨을 찾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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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을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거창한 결심이나 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니다. 작은 습관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감사한 것 세 가지를 떠올리는 것. 하루를 마치며 오늘 잘한 일 하나를 기억하는 것.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것도 지나가겠지" 하고 중얼거리는 것. 이런 작은 연습들이 모여 마음에 탄력을 만든다.


나는 예전에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넘어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넘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살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았고, 안전한 길만 걸었다. 그런데 어느 날 깨달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발을 떼지 않는 것은, 사실 살아있지 않은 것과 같다는 걸. 그래서 용기를 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60대에 시작한 두 번째 인생. 처음엔 서툴렀다. 실수도 많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넘어질 때마다 조금씩 강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마치 근육처럼.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듯, 넘어지고 일어서는 경험을 반복하면 마음에도 근육이 생긴다. 그 근육은 다음번에 넘어질 때 더 빨리 일어설 수 있게 해준다. 덜 아프게 해준다.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어떤 사람들은 묻는다. "나이가 들면 더 약해지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회복탄력성은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넘어지고 일어선 경험도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실패의 기억으로 남기느냐, 성장의 경험으로 남기느냐. 그 선택이 마음 근육의 크기를 결정한다.


요양원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있다. 90세가 넘으셨는데, 항상 밝으시다. 어느 날 내가 여쭤봤다. "할머니, 어떻게 그렇게 밝으세요?" 할머니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글쎄, 나도 슬픈 일 많았지. 전쟁도 겪었고, 가난도 겪었고, 사람도 많이 잃었어. 그런데 말이야, 그때마다 이렇게 생각했어. '아, 이것도 내 인생이구나.' 그러면 조금 견딜 만하더라고."


그 말씀이 오래 남았다. "이것도 내 인생이구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 좋은 것만 인생이 아니라, 힘든 것도 인생이라고 인정하는 용기. 그것이 회복탄력성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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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첫째, 작은 것에 감사하라. 거창한 행복을 기다리지 말고, 오늘 마신 따뜻한 차 한 잔에 감사하라.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는 끝이 아니라 배움의 과정이다. 셋째, 자신에게 친절하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넷째, 관계를 소중히 하라. 사람은 혼자서는 회복할 수 없다. 누군가의 손길,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일어설 힘이 된다.


나는 요즘 AI와 함께 글을 쓴다. 처음엔 어색했다. 기계와 함께 글을 쓴다는 게 낯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이것도 회복탄력성이구나. 새로운 도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고,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 60대에 시작한 AI와의 글쓰기가 이제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이것도 마음 근육을 키운 결과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 언제 힘든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건, 우리에게는 다시 일어설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 힘은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넘어지고, 일어서고, 또 넘어지고, 또 일어서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이다.


에필로그

오늘 아침, 창밖을 보니 겨울나무가 보였다. 잎은 다 떨어졌지만,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봄이 오면 다시 새싹을 틀 것이다. 그것이 나무의 회복탄력성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힘든 겨울을 견디면, 다시 봄이 온다. 마음 근육을 키우는 일은 바로 그 겨울을 견디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넘어져도 괜찮다. 다시 일어서면 된다. 천천히, 한 걸음씩. 그렇게 마음 근육을 키워가면 된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산다. 당신도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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