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한 마지막 선물
“엄마의 마음, 요양보호사가 씁니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한 마지막 선물
프롤로그: 엄마의 손을 잡으며
“어머니, 괜찮으세요?”
익숙한 질문이었지만, 오늘따라 어머니의 대답이 없다. 늘 따뜻했던 손은 차갑게 식었고,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손을 꼭 잡고 “고맙다”며 미소 짓던 어머니였는데.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수많은 어머니들을 만났다. 누군가는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는 옛 추억을 회상하며 눈물짓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허공만 응시했다. 하지만 그분들의 눈빛 속에는 언제나 자식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치매에 걸린 김 여사님은 매일 아침 딸을 찾았다. “우리 딸은 언제 오니?”라는 질문을 수십 번 반복하며 불안한 눈빛으로 문밖을 서성였다. 딸은 멀리 미국에 살고 있어 자주 찾아올 수 없었지만, 김 여사님은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어머니, 딸이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설명해도 잠시 후면 다시 딸을 찾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김 여사님의 손을 잡고 “어머니, 딸이 곧 올 거예요. 조금만 기다려요”라고 위로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박 여사님은 늘 침대에 누워 지냈다. 몸은 쇠약해졌지만, 자식 자랑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 아들이 이번에 승진했대요”, “우리 딸이 손주 사진 보냈어요”라며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는 박 여사님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함께 기뻐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박 여사님은 내게 “덕분에 힘이 난다”며 고마워했다.
말기 암 환자인 최 여사님은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봐 내색하지 않았다. 나는 최 여사님의 손을 잡고 “힘드시죠? 아픈 곳은 없으세요?”라고 물었다. 최 여사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괜찮아요. 우리 아들딸 걱정할까 봐…”라고 말했다. 나는 최 여사님의 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깨달았다. ‘엄마’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랑과 희생을 상징하는 존재라는 것을. 엄마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는 존재다. 엄마의 사랑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순수하고 위대한 사랑이다.
이 책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만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 치매, 노환,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분들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도록 돕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