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엄마는 이모야' 니가 그랬다며? 로 시작하는 문자를 받았다. 이모의 아들에게서 온 문자였다. 이모의 아들은 내가 결혼할 때 나에게 축하한다고 문자하는 대신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닌데 이제는 보지 말자는 문자를 남긴 사람이다. 이모를 당연히 거둬야 하는 내가 자신에게 이모라는 빚을 떠넘겼다는 듯이 그렇게 원망의 말을 한참 쏟아냈다. 이모도, 이모의 아들도 결국 나에겐 가족이 아니었다. 나는 그들에게는 거두고 보호했다는 명목하에 아무렇게나 좋을 때 쓸모가 있던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 쓸모가 없어진 마당에 쏟아지는 비난과 원망의 말들을 나는 참아내기 힘들었다. 차단!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대응은 무시뿐이다.
엄마에게도 문자를 공유했다.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삶의 마지막 문턱에 선 이모에게 어떠한 연민도 느끼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없어졌다. 아! 나는 그들에겐 돈 주머니이며 본인들이 필요할 때 쓸모가 있어야 하는 존재였던 것뿐이구나.
이모의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들과의 인연이 끝났음을 알게 되었기에.
엄마와 전화를 하면서 건드려진 또 하나의 생각은 '아, 엄마의 장례식에도 참석을 할 수 없겠구나'였다. 숨겨진 아이였고 맡겨진 아이였던 나는 누군가의 자식으로 상주로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참 오래도 머무는 느낌이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에 한결 숨이 쉬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