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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니크 Nov 13. 2022

저는 이론적 연구를 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연구 성향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론 연구를 합니다"라고 소개하면 두 가지 반응이다. 첫 번째는 "그게 무엇인가요?"라고 되묻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그럼 졸업하기 어렵겠네요"라는 걱정 어린 반응이다. 이론적 연구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가장 편한 방법은 연구방법들 간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한번 정리해 보았다.


먼저 다음의 명제를 잘 읽어보자

이홍우 교수님의 <교육의 목적과 난점> 예시를 차용하였다.


가장 선호하는 한 가지 방식을 골라보자



조금 억지스럽지만, 결론부터 공개한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말자


1번을 선택한 사람. 이론연구자에게 서울역에서 한양대까지 잘 가는 사람이 한양대에서 서울역까지 잘 오는가 하는 것은 실지로 관찰과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없다. 후자는 전자에 논리적으로 또는 의미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이 점에서 양자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이 제대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있을 수 없다. 즉, 이론 연구가에게 관심은 오직 논리적 관련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논리적 분석에 있다.


2번을 선택한 사람. 양적연구자에게 사실적 관련이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사실적 검증에 관심이 있다. 위의 명제와 관련하여 사실적 검증은 서울역과 한양대를 오가는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서울역에서 한양대를 가보도록 한 다음 다시 한양대에서 서울역으로 오도록 했을 때 그중 몇 명이 제대로 오는 가를 측정한다. 100명 중 80명이 제대로 왔다면 80퍼센트만큼 참인 명제가 되는 것이다.


3번을 선택한 사람. 질적연구자는 서울역에서 한양대를 가는 사람 중 몇 명을 붙잡고 과연 당신이라면 서울역에서 한양대까지 갔다가 한양대에서 서울역까지 올 수 있겠는가를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거나, 직접 서울역에서 한양대까지 갔다가 한양대에서 다시 서울역까지 가본 다음 그에 대해 기술하거나, 서울역에서 한양대까지 갔다가 한양대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사람을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등등. 즉, 질적연구자는 어떤 개별적이고 차별적인 검증을 통해 특수성을 파악한다.


노파심에서 덧붙이면, 연구방법에 우열은 있을  없다. 방법론은 인식론에 붙박여 있을 뿐이다. 무엇을 알고 싶은가에 따라  방법은 달라진다. 사람의 키가 궁금하면 자로 재야 되지만, 사람의 마음이 궁금할 때는 자로   없다. 사람의 마음은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다. 개념이 궁금하다면 인류가 축적한 문헌 속에서 논리적 관련을 찾을 수밖에 없다.


나는 개념이 궁금할 뿐이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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