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엄마, 모유수유하며 하늘을 날다 1

by MANA

나의 27살. 따뜻함이 뜨거움으로 바뀌는 그 과도기의 계절, 6월이었다.

남들은 짧은 치마, 풀메이크업을 하고 홍대를 누비며 클럽에서 몸을 살랑이는 나이에, 나는 첫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호르몬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몸부림쳤다.


사실 20대 후반은 나에게 고난이었다.

첫째 출산 후 나에게 찾아온 산후우울증과 신혼 초 남편과의 기싸움, 육아의 고충에 지나온 나의 선택을 후회하며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하지만, 그 영원할 것 같은 힘듦은 다 지나가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엄마 뱃속에 동생 있어?”라는 4살 아들의 물음에 동공이 흔들린다.

절대 둘째는 없다고 다짐했던 마음은 금세 산산조각이 났고, 나는 남편을 깨워가며 일삼아 6개월간 열심히 아기씨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아들의 생일인 2018년 6월 둘째 임신에 성공했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한다고 육아도 역시 그렇다.

첫째 때는 피땀눈물로 겨우겨우 해낸 100일의 모유수유였지만, 둘째 때는 밤 수유도 눈을 감고 하고, 침 흘리며 대자로 뻗어서 잠도 잘 잤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아주 솔깃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여보, 12개월 미만은 비행기 공짜래.”

남편의 말에 나의 뇌가 생각할 틈도 없이 내 입이 먼저 반응했다.

“가자, 우리”

남편은 걱정되는 마음에 시부모님과 함께 가자고 했고 난 흔쾌히 오케이 했다.

시댁은 나의 친정이오, 나의 안식처로 시부모님과 아파트 옆 동에 살며 살 비비며 잘 지내고 있어 나로서는 같이 가주신다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시부모님께서는 아직 어린 둘째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하셨지만, 밀어붙이는 아들과 며느리는 이겨내시지 못하셨다.


비행기표는 끊어졌고 이제 되돌릴 수 없다.


유교맨인 남편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털털하게 옷을 걷어 모유수유를 할 내 걱정에 모유수유 육아 아이템이란 아이템은 샅샅이 검색했다. 그러더니 마치 병실 커튼처럼 목에 두르는 육아 아이템을 주문했다.

요상스러웠고, 거추장스러웠다. 결정적인 것은 목 커튼(?)을 목에 두르면 모유를 먹고 있는 아이가 보이지 않아 콧구멍으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영~ 맘에 안 들었지만, 남편의 조심성 없다는 핀잔을 듣지 않으려면 목 커튼(?)은 군소리 없이 곱게 개어 챙겨야 한다.


목 커튼(?)을 제외하면 해외여행임을 감안했을 때 아이 짐이 이렇게 조촐할 수가 없다.

기저귀만 넉넉히 챙기고, 더운 나라여서 옷도 가벼워 부피도 적다.

짐을 싸는 내내 내가 모유수유 엄마임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빨간 완장 하나는 찬 것 같았다.

젖병 한 개 없고, 분유통 하나 없다. 휴대용 젖병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풉!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듯이, 첫 아이 어릴 때 바리바리 쌌던 짐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드디어 출발 날.

나는 양손에 아기 짐 하나 없이, 아기띠 하나 덜렁 매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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