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득후드득'
한 두 방울로 시작하던 빗방울이 바닥에 마구 점을 찍어내기 시작한다.
마음이 조급해지고, 자꾸 시계에 눈이 간다.
혹여나 비에 젖어 머리가 축축할까, 신발이 눅눅하면 어쩌나 생각하면 조급해진다.
냉큼 우산을 챙겨 현관에 나와 있는 눈에 띄는 신발을 구겨 신고 쫓기듯 학교로 달려 나간다.
학교 앞 신호등이 야속하다.
마음은 급한데 줄어드는 신호등의 시간은 왜 이리 어린아이 걸음마 같은지.
저 멀리 보이는 아들의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난다.
그런데 아들은 나를 본 건지, 못 본 건지 고개를 휙 돌린다.
나를 못 본 줄 알았다.
그래서 이름을 불러 봤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아들의 발걸음이 이상하게 화가 나있다.
한마디 말없이 우산을 잡아채듯 가져가는 모습에 서운해진다.
그리고 뱉은 말.
“엄마, 4학년 중에 엄마가 찾아오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라고 말하더니 한 발 치도 아니고 세 발치는 넘게 멀리 떨어져 서있다.
얄밉다. 엄마 마음도 몰라주고.
그러고는 뾰족한 말 한마디 더 한다.
“창피하니까 가까이 오지 마요”라고..
“엄마가 창피해?”
사랑은 순식간에 미움과 분노에 잿더미 가루가 되어 버린다.
“그럼 엄마 갈 테니까, 너 혼자 알아서 가!”
그러자 정말 간단명료하게 “네” 하더니 본인 갈 길을 가는 것이 아닌가?
사춘기가 너무 밉다.
도대체 뭔데 동그랗고 하얀 투명한 세상을 왜 그리 구겨서 모나고 뾰족하게 보이게 하는지.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발걸음도 씩씩거린다.
그런데 하늘의 정점을 찍을 것 같던 서운함은 현관문을 열고 보이는 아들의 남은 신발에 한순간 누그러진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슈퍼을 엄마인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