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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범준 Oct 22. 2017

해골물은 해골물이고, 마시면 몸에 해롭다..

노이즈가 우세할 때

잘 알려진 것처럼 사람간의 의사소통과 전자공학의 통신은 둘다 영어로 communication이다. 통신에서는 흔히 신호+노이즈가 나타날 때 필터를 잘 만든다거나 시스템을 적절히 디자인해서, 노이즈를 어떻게든 없애는 방향으로 한다. 신호를 더 정확히 전달하기 위함이다. 사람간의 의사소통에도 신호와 노이즈가 있다면, 본질과 비본질의 관계라고 생각하는데, 의사소통이 인간관계의 한 측면일 때 역설적으로 우리는 많은 경우 본질적인 신호보다는 노이즈를 이쁘게 만드는 방법에 중점을 두지 않나 싶다.. 어떤 말을 했는지 보다 일단 큰 목소리였는지, 자신감 있어 보이는 어조였는지 같은 비본질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또박또박 쓴 글씨체가 높게 평가되는 것도 그런 것들.. 사실 통신의 문제인지 수신기의 문제인지 불분명하듯이, 의사소통이라기 보단 인식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을 듯. 노이즈는 해골물을 달게 만들기도 하고, 똑같은 팩트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다른 노이즈를 갖고 있어 다른 이야기를 한다.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있는 것도 없는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의사소통은 결국 노이즈가 가우시안을 따르면서, 우리가 그것을 잘 필터링해서 본질을 얻을 수 있을 때. 어쩌면 노이즈가 있다는 그런 게 인간적인 것이고 중요한 가치겠지만, 사기꾼이 되고 싶지 않아서.. 해골물은 해골물이고, 마시면 몸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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