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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범준 May 04. 2021

M1 맥북 셋업기


사실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맥북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내가 학부 2학년 때 샀던 맥북 에어는 장롱 속에 있다가, 어느 순간 고장 났다.. 그럼에도 이번에 M1 맥북 프로를 사게 된 것은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는데, 작년 부터 윈도우가 구리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윈도우의 터미널 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리눅스에서 tmux를 접했는데, 아 내가 원하는 게 이런 거였는데! 하면서 감탄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내가 vim처럼 터미널 상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터미널을 보다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iterm2와 zsh 같은걸 써보고 싶었다. 물론 윈도우에도 WSL이 있지만, 잠깐 써본 경험으로는, 이걸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usethis에서 다들 하나같이 "맥북 프로 13인치"를 쓰는 것이 많이 보였다. 왜 프로들은 맥북을 쓸까? 뭔가 맥북은 다른가? 하는 호기심도 연결되었다. 그 외에도, lucy park님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다가, 전통적인 커맨드 라인 툴을 맥 상에서 돌리는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런 것도 좀 배워야겠다고 동기부여를 받았다.


구매

애플 교육 스토어에서 샀다. 램이랑 SSD 업그레이드하고, 13인치로 주문했다. 200만 원쯤 나옴.

추가로 난 일본 키보드 레이아웃을 선택했다. 영문/한글 키보드와 달리, 일본 키보드 레이아웃은 다소 독특하다. 짧게 말하면, 키가 좀 더 많아서, 내가 커스텀하기 좋다. 언젠가 일본어 키보드 레이아웃에 대해 글을 한번 써봐야겠다.


터미널 환경 셋업

그냥 잘 알려진 셋업을 따랐다. 이 부분은 나도 아직 공부 중이다. 대략,

iterm2 + zsh + Powerlevel10k 테마 + zsh-syntax-highlighting + colorls + fzf + bat + vim


주변기기

모니터라던가 키보드, 마우스, 쿨러 같은 일반적인 주변기기는 생략하고, 맥북 셋업과 관련된, 독특한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DisplayLink

M1 맥북은 외장 모니터를 1개만 지원한다...

듀얼 모니터를 쓰고 싶으면 DisplayLink가 탑재된 컨버터가 필요하다. 아마존 직구로 구입할 수 있다.


도킹 스테이션

M1 맥북 프로는 USB-C가 2칸 있다.. 근데 맥북으로 제대로 된 작업 환경을 만들려면, 배터리 충전도 해야 되고, 모니터 연결도 해야 되고, 각종 USB들도 연결해야 되는데, 너무 부족하다.

흔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USB 허브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에 알았는데, 도킹 스테이션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각종 모니터 연결, USB 연결, 심지어 랜선까지, 올인원으로 연결하는 허브라고 할 수 있다.

근데 비싸다..ㅎㅎ 그리고 처음 이걸 살 때는 몰랐는데, DisplayLink가 탑재된 도킹 스테이션도 찾아보면 있었던 게 아닐까..


여기서도 전통적은 AppCleaner같은 것들은 생략하고, 내가 썼을 때 좀 독특하다고 느낀 것들 위주로 정리.


Karabiner

사실 맥북 오고 맨 처음 했던 게 키 맵핑 만들기. 윈도우에는 AHK가 있지만, 맥에는 없고, 대체품으로 쓰이는 걸 알아본 결과, Karabiner를 쓰게 되었다. 이건 json으로 코딩해서 적용하는 방식이다.


Mos

외장 마우스 스크롤을 부드럽게 해 줌


ShiftIt

창 분할


AlDente

배터리 최대량 조절

이번에 알았는데, 배터리를 100% 충전하는 것이 좋은 습관은 아니라고 한다.. 20%~80%를 유지하는 충전 습관이 배터리 수명에 좋다고 한다.


Stats / Run cat

Stats는 CPU같은 모니터링 앱. 그냥 메뉴바에 올려놨다.

Run cat은 이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데, 맥에서 연산량이 많을 때, 고양이가 빨리 달린다..

솔직히 이런 것들이 그렇게 유용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ㅋㅋ 그냥 고양이 한 마리 들여놓으면 분위기가 산다.


OpenInTerminal

파인더의 해당 경로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바로 터미널을 열 수 있다!


itsycal

메뉴바에서 바로 볼 수 있는 달력. 윈도우에서 달력 바로 볼 수 있는데 습관이 되어서, 맥에서도 필요했다.


https://alternativeto.net/

이런 앱이나 유틸리티가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대체품은 뭐가 있는지 알려 준다.


이쯤에서 총평을 정리하면,


장점

역시 맥의 강점은 iterm2와 같은 이쁘고 강력한 터미널 툴. 윈도우에서는 힘든 게 이런 거. 만약 터미널에서 코딩을 많이 한다면, 맥을 생각해볼 만하다.

M1 맥북이 발열이 적다는 것은 내가 경험해도 정말 놀랍다.

애플 제품과 연동성. 특히 에어팟과 연결이 매우 잘 됨. 윈도우 환경인 내 연구실 메인 컴은 블루투스 동글을 써왔는데, 뭐가 문제인지 매번 동글 연결을 수동으로 해줘야 됨.. 아이폰 메시지랑 연동 잘되는 것도 편하고.


단점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Command와 Control이 다른 키라는 것은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이걸 내 입맛에 커스텀하는데 나름 고민을 많이 했다..

굳이 특별한 목적이 없고, 그냥 인터넷 서핑용으로만 노트북을 사용한다면, 맥북을 추천하지 않는다.. 이거 비싸요..

금융 기관이나 공공 기관의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별도의 윈도우 컴퓨터가 하나 있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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