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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도쿠 Dec 29. 2019

사랑에 대한 근사한 정의

예전에 우연히 SBS에서 진행한 <아이 러브 인>이란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었다. 철학자 강신주가 출연하여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사랑이 그리우면서 애타고 한없이 갈구하던 시절이었다. 그가 말했던 사랑에 대한 정의는 군대를 막 전역하여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어찌나 인상 깊었는지 30대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내 머릿속 깊이 새겨져 있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그 정의는 내가 본 그 어떤 정의보다 가장 멋있고 새롭게 느껴졌다.


사랑의 동의어는 '알려고 한다'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상대방이 있다. 상대방의 나이와 주소, 성별, 성격 등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 꿈, 가치관, 어린 시절 등을 비롯하여 단순히 지금 무엇을 하는지 등등 우리가 모르는 것 투성이 된다. 그래서 사람은 모르는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게 되면 모르는 것이 많아지고 모르는 게 많으면 알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안다'도 아닌, '알다'도 아닌 '알려고 한다'처럼 의지가 들어간 것이다.


사람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 어디서나 통하는 말이다. 애플을 좋아한다면 아이폰 등 제품을 사용하면서 다 알아가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작가를 좋아한다면 해당 작가의 책을 읽어보면서 작가의 세계를 더 알아가기를 원할 것이다. 감당치 못할 만큼 가슴이 뛰고 없어서는 안될 무언가만이 사랑의 대상은 아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나는 삶을 사랑한다. 그러므로 삶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 주변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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