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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도쿠 Oct 11. 2020

실행을 하지 않는 진짜 이유

귀찮음이 아닌 부담감의 문제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실행을 하라는 것'이다. 회사를 5년간 다녀보니 충분히 공감이 되는 말이다. 누구나 아이디어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듣다 보면 참 기발한 것도 많다. 그러나 그런 아이디어가 번번이 막히는 이유는 바로 실행의 문제이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은 재미의 영역이지만,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과정은 귀찮음의 영역이다.


재미가 귀찮음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하기가 싫어진다. 반드시 회사에서만 발생하는 일도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 집에 가서 글을 써야지 하다가도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글을 쓰기가 싫어진다. 머릿속 상상은 자유로운 표현이지만, 상상을 글로 옮기는 것은 정제된 표현이다. 문장을 읽어 보면서 몇 번의 퇴고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이 귀찮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문득 '진짜 귀찮아서 하기 싫은 것 맞나'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은 귀찮은 게 아니라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귀찮아서 하지 않는 것은 의지의 문제이다. 내가 지금 몸이 피곤하고 하기 싫은 마음이 가득하므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당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부담스러워서 하지 않는 것은 능력의 문제이다. 사실은 잘 해낼 자신이 없고 끝까지 할 용기도 없으며, 그로 인한 타인의 평가가 두렵기도 한 것이다.


그런 부담감이 나를 짓누르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존재가 하나의 존재로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서 능력보다는 의지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 좋다. 못하는 것보다는 안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나를 위안한다. 나는 능력적으로 도태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김으로써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아닐까.


우리의 실행에는 귀찮음보다 부담감이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실행하기 위해 부담감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부담감을 줄일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담감을 느끼는 이유와 반대로만 행동하면 된다.


1.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잘하면 좋지만 못해도 어쩔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해보고 못하는 것이 낫다. 그다음 무언가를 시도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그 과정 자체가 내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2.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시작하기도 전부터 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경우, 99%가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길게 보면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 보인다. 그러나 짧게 보면 당장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눈 앞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일의 가짓수는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3.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내가 하는 일에 타인의 시선을 배제한다. 타인이 만족하는 수준이 아닌 내가 만족하는 수준으로 일을 진행한다. 타인을 무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내가 하는 일에 당장 발생하지도 않은 타인의 평가까지 고려하지 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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