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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혁 Apr 12. 2023

나 달리기 좋아하네…? (1)

10Km 마라톤 도전…!!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인간의 삶은 시계추처럼 고통과 권태를 왔다 갔다 한다.” 전역 전 휴가를 나온 지금 나의 소감이 딱 저렇다. 군대에서는 마냥 사회가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나오니 굉장히 권태롭다. 복학하기 전까지 본가에 있고 (본가가 시골이라 놀 것도 없고 타지 생활을 오래 해서 동네 친구가 적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시험으로 인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심심한 것도 그렇고, 복학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복학을 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고 대외활동, 학점, 학회, 자격증 등등… 준비해야 할 것도 산더미다. 이러한 권태롭고 혼란한 시기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시간을 녹일 수 있는 무언가를 고심하다가 ‘마라톤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마라톤을 떠올린 구조가 단순해 부끄러울 정도다. 여름이 다가오니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 다이어트에 직방인 유산소를 하자 -> 달리면 달릴수록 살이 빠지니깐 많이 달려야지. 대충 정리하면, 이런 의식의 흐름이었다. 많이 달리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의지박약인 나는 강제가 있어야 실천을 하기 때문에 마라톤을 떠올린 것이다. 완주하면 성취감도 올 듯하고 뛰면 시간도 금방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시작하려는 마라톤..! 20Km는 너무 버거울 듯하고 5Km는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뛸 수 있어 10km를 도전하고자 했다. 더불어, 좋은 의도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를 신청하였다.

 막학기를 다니고 있던 KK군이 동참해 준다고 하여 같이 뛰게 되었다. KK군은 체대생이어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뛰는 자세나 호흡법 등등, 친절하지는 않지만 틱틱거리며 알려준다. (KK군은 앞으로 계속 등장할 예정이다.) KK군과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혹시 동참할 친구가 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나의 비밀 SNS에 모집 공고(?)를 올렸다.

 놀랍도록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조회한 친구들은 늘어나지만 답장은 계속 오지 않았다. 아니, 나랑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를 날리다니.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고…. KK군과 구시렁거리는 와중, N군한테 전화가 왔다. “너네 얼마나 뛸 거야? 10Km? 오케이. 그럼 나도 같이 할게. “ 평소, 못 미더운 N 군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참 멋있었다.


 이렇게, 결성된 마라톤 3인. 과연 우리는 완주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완주 자체는 꾸역꾸역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가 목표로 잡은 기록은 1시간 내외로 들어오기다. 다른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10Km를 일정한 속도로 뛴다는 것은 나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다. 체력이 좋지 않고, 장거리를 한 번도 뛰어 보지 않은 나에게 한 시간을 계속해서 달리는 일은 벅차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무언가 도전해 보고 삶의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요즈음, 마라톤은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 듯하다.


 결전의 날 5월 14일까지. 마라톤을 준비하는 과정과 그 안에서 느낀 생각을 글로 남기고자 한다… 도전하는 일은 두렵지만 동시에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또, 그 안에서 항상 무언가를 얻어가는 듯하다. 이번 마라톤을 통해 난 어떤 성장을 거듭할까?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과 두려움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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