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2 오늘은 커피를
#책과강연#백배클쓰기#14기#커피
금요일 밤이다. TV 앞에 놓아둔 라떼 봉지커피 하나가 눈에 띈다. 오늘은 커피 한 잔을 마셔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게 커피는 숭늉을 마시듯이 습관이고 피로 회복제라고 한다. 커피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하지만 나에게 커피는 담배 냄새가 나는 맛이라곤 1도 없다. 마시고 나면 속 쓰리다. 잠 오지 않는 밤을 보내고 싶을 때, 어쩌다 한 번, 시럽을 많이 타서 시럽 맛으로 마실 뿐이다. 결정적으로 빈혈이 있는 사람은 커피가 철분 흡수를 방해해서 빈혈에는 좋지 않다고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동안 일부러 멀리 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아주 가끔씩 밤을 지새우려는 명목을 앞세워 놓고 커피를 마실 때가 있다.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좋아한다. 나만을 위한 토요일이 기다리는 금요일 밤이다. 연하고 달콤하게 거피 한 잔을 타서 마셔본다. 속 쓰림을 감내하고. 아주 오랜만에, 오늘은 새벽녘에 머물고 싶다. 고즈넉한 시간을 탐닉하고 싶다. 라떼를 타기 위해 포트에 물을 끓인다. 얼마 전, 내 취향을 모르는 학우가 맛있는 커피라고 준 커피가 나를 유혹한다. 가끔 한 번쯤은, 아침을 맞이할 때까지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가 있다. 미루어 두었던 학습과 독서를 채워 보겠다고 큰마음을 먹어본다. 누군가는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커피를 졸지 않으려는 방법으로 마시려니 살짝쿵 겸연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