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마산에서 첫 낙찰 이야기 8
공팀장에게서 배수관이 시멘트로 막혀 있다는 전화를 받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인터넷을 뒤져보며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배수관 시멘트 제거'라는 검색어로 관련 업체를 찾아 통화해보니,
드릴로 뚫을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사장님을 불렀다.
배수관 사장님은 도착하자마자 작업을 시작했다.
드릴 소리가 "위이이잉~~" 울려 퍼지며 세탁실에서
시멘트를 제거하는 모습이 한편으론 짜릿했다.
약 2시간 후, 막혀 있던 시멘트가 제거됐고,
나는 성공적인 첫 단계를 맞이한 셈이었다.
비용은 50만 원, 다행히 예산 내였다.
그런데 배수관 작업이 끝나고 집을 둘러보던 중, 또 다른 문제들이 눈에 들어왔다.
점유자가 배수관만 막아 놓은 게 아니었다.
모든 콘센트가 뽑혀 있었고, 형광등은 다 뜯겨져 나가 쓸 수 없었다.
초인종마저 작동하지 않게 되어 있었다.
하나둘씩 눈에 띄는 문제들이 내 마음속에 다시 짐을 얹었다.
화장실로 들어갔을 때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배변기 안에 온갖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여기도 막혀있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배수관 시멘트에만 신경 쓰느라,
이런 문제는 예상조차 못 했던 나 자신이 조금은 얄미웠다.
나는 점유자에게 이사비를 제공하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집을 잃은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정도로는 불만이 해소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 이 집을 세를 놓으려면, 인테리어 업체를 불러서
전체적인 수리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 다가왔다.
'그래, 이제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봐야 할 차례구나...'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면서도,
나는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자신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경매라는 경험이 나를 어딘가로 이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