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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매니저 Mar 12. 2024

진급 누락이 내게 준 큰 깨달음: 직업인의 삶과 전문성

4년 후배가 

과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진급 발표 전날

팀장이 나를 불렀다. 

회사 앞 야외 공원에서 만났다 


5월

11시 따뜻한 햇살이 

푸른 나무 사이로 비쳤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심 진급 합격 소식을 알려주려나 생각했다. 


하지만 안절부절못하지 못하는 팀장의 태도

승진이 아닌 누락이라는 결과일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미안하다 이번에도 떨어졌어 " 


당시 나이 39세 

남 앞에서 눈물을 흘린건 

성인이 된 후 처음이였다.  


팀장은 더욱 안절부절했다. 

"미안하다 ,... "


도대체 무엇을 잘 못했길래 

4년 후배보다 진급에서 밀려야 했을까,...

" 팀장님 제가 그렇게 저희 팀에 해가 되었나요 

도대체 무얼 잘못했길래,... " 

따진게 아니라 그 이유가 궁금했다.  


팀장은 내가 부서이동을 했고

후배는 기존 부서에서 오래 근무를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이야기 했다. 


허망했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니 

아내 눈이 동그랗다

이번에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누락이라는 소식을 전하자  


아내는 나보다 더 심하게 울었다.  

"여보 그렇게 무능한 남자가 아니야 

당장 그 회사 때려치워 "


나의 눈물보다 아내의 눈물은 

더욱 나를 힘들게 했다. 


못 난 내가 증오스러웠다. 


다음날 회사 단체 연차 3일간의 연휴 

제주도 올레길로 떠났다 


다녀오면 퇴사를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하루 5만보를 걸었다 

새벽 5시부터 걷고 ,...

또 걸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은 

놀라운 치유를 가져다줬다. 


진급에 떨어졌다는 아픈 마음이 사라지고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 

" 왜 그토록 진급을 원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과장을 달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는가?

연봉 천만 원 오르는 거 외에는 내 인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럼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한다면 왜 다녀야 할까?

그 질문을 안고 걸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난 직장인의 삶을 살았고 

회사를 때고 나면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었다 

내가 하는 일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그 일로 가치를 줄 수 있는 직업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돌아가면 진급이 아닌 직업인의 삶을 살아보자라고 결심했다.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회사에서 관리 중인 온라인 스마트스토어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를 관리했다. 


정체된 매출이 월 1천, 2천 ,.... 1억 원이 나왔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큰 성과에 

우수 직원상을 받았다. 


그리고 내가 쌓은 노하우를 매일 새벽 2시간씩 글로 써 내려가 

전자책으로 출판했다. 

전자책은 해당 분야에서 6개월 이상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얼마 전 후배들이 과장 진급을 했다 

내가 4년이나 늦은데 반해 

이 친구들은 한 번에 했다. 


물론 부러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바꾸고 싶지 않을 만큼 

진급 누락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내가 만일 진급 누락이 없었다면 

일의 전문성 보단 

권력을 추구하는 직장인이 되어있었을 것이다. 


진급 누락이 있었기에 직업인의 삶을 알게되었고 

온라인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현재 번째 책의 원고는 마쳤으며 출간 예정이다. 


진급에 붙었다고 좋아하지도 말고 

떨어졌다고 속상해하지도 마라 


퇴사 후 남는 건 진급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전문성이라는 것을 알고 

그 전문성 습득을 향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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