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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매니저 May 13. 2024

그릿보다 퀴팅이 필요하다

그릿 어떤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능력 

팀장이 된 느낌 

마치 아령 10kg로 덤벨 프레스 10개를 하다가 

아령 18kg로 덤벨 프레스를 10개를 해야하는데 

5개 마저 못하고 내리는 느낌이다.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일을 끝까지 해내야 한다며 

업무 이상의 일을 했다.  

그리고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한 달에 한번 할까 말까 했던 술자리도 일주일에 두번은 참석했다. 


한달은 

마치 마취약을 먹은 듯 

힘든 느낌 없이 그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마취약이 풀리자 

극도의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팀원들은 연차를 마음껏 내고 

여유롭게 일하는데 

연차 한번 못 쓰고 홀로 일하는 내가 보일때면 

"왜 나만 이렇게 일해야 해" 

팀원들에 대한 원망이 밀려왔다  

업무에 대한 과중으로 일이 펑크나자 

상사로부터 욕도 먹었다 

"이게 뭐야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팀원도 상사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잖아 "

극도의 분노와 우울감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했다 

결국엔 장염으로 3일간 내내 누워만 있었다 

몸이 회복되어도 

기분은 회복되질 않았다 

나를 짖누르는 

책임감 

잘해야겠다라는 생각들이 

나를 놓아주질 않았다 

회사에서는 인정 받고 싶었고 

집에서는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거 하나도 

못해내었다. 


나에게 필요한건 그릿이 아니라 

퀴팅 이였다. 

회사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나의 목표를 퀴팅하고 

좀 더 일을 줄이고 즐겨야 겠다라고 

나의 목표를 수정했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아빠로서 모든 것을 해내기 보단 

아이들을 덜 통제하고 

나의 휴식 시간을 좀 더 갖고자 

주말에는 2시간씩 도서관을 가기로 했다. 


결심 다음날 

부장이 팀장 회식을 소집한다 

난 부장에게 참석이 어렵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다음주 금요일 연차를 신청하고 

아침 일찍 혼자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홀로 걸었다. 

그리고 다음 주 회사로 돌아가 업무를 하는데 

이전에 날 누르던 압박대신 

가벼움과 유쾌한 감정이 자리했다. 

나의 마음이 힘들고 몸까지 아프다면 

더 열심히 하라는 그릿을 잠시 접어두고 

퀴팅을 해보자 

포기하는 것은 나약함의 상징이 아니다 

퀴팅은 새로운 시작이고 새로운 가능성이다. 

퀴팅도 근육처럼 

계속 하다보면 단련된다고 한다 

지금 일상의 삶에서 

조금씩 퀴팅을 해보자 

돈을 많이 모아 재테크를 퀴팅하고 

이번 주말 가족들과 글램핑을 예약하자 

직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퀴팅하고 

나의 일에서 성장을 느끼자 

완벽한 아빠가 되기를 퀴팅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빠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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