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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숨 Aug 23. 2023

힘 센 딸

2023.8.23


허리를 다치면서 그나마 하던 최소한의 운동조차 몇 주간 못하며 지냈다. 정말 아팠을 땐 제대로 걷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졌을 정도였다. 그러다 다시 조금씩 시작한 근력 운동들. 모두 집안에서 하는 맨손 체조일 뿐이지만 이조차도 조심스럽게 살살 한다.


특히 좋아하는 유리 작업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팔 힘이 필수니 팔 근육 운동도 조금씩 진행한다. 그래봤자 푸쉬업과 가벼운 아령들기 정도지만.


어제는 친정집 부엌 배수구 마개를 잠글 일이 있어 사용된 내 팔근육. 내가 꽉 조인 마개를 한 번 더 친정 아부지가 조여보겠다고 힘을 주시는데, 더 이상 조일 수 없다고 꼼짝도 않는다며 “와, 니 힘 세네!”  하시는데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우리 집에서 제일 힘 셌던 아빠보다 이제 내가 더 힘이 세진 건가.


하루종일 엄지손가락 아래쪽 손바닥의 불룩한 부분이 아파 문질거렸다. 이건 가끔 손으로 힘을 세게 주면 생기는 통증인데 어제 유리를 무리해서 잘랐나, 생각하다가 저녁에서야 불현듯 어제 힘을 썼던 일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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