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2025.10.1

by 어떤 숨


한낮인데도 창을 열어놓은 실내가 서늘하다. 반팔 티셔츠 차림에 드러난 맨살은 이 온도에 어울리지 않아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분명 창밖에 보이는 햇살은 환하고 눈부신데 그 위세가 이전만 못하나 보다.


주책맞다 해야할지 안쓰럽다 해야할지 이미 가을이 된 날 몇 마리의 매미가 우렁차게 울어댄다. 뒤늦게나마 나와 잠깐의 삶을 누리려 애를 쓰며 목놓아 우는데, 나라도 그 소리를 들어줘야 할 것 같았지만 싸늘한 공기를 피하려 결국 창을 닫아버렸다. 시끄러워 그런 게 아니라 바람 좀 피하려 그런 거야, 미안해.


파란 하늘은 잘 보이지 않는 구름 낀 날씨인데도 해가 맑다. 일기예보로는 당분간 계속 흐리거나 비가 올 더라던데 오늘 내리쬐는 볕이 반갑다. 가을에 계속 흐리면 안돼, 농작물이 막바지에 잘 익으려면 해가 쨍쨍해야 한다, 시어머니가 걱정하셨는데. 이 햇볕과 보송해진 공기로 가을에 거두어들일 수확물들이 단단하게 채워지길.



늘 그렇듯 나만 더 여물어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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