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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7.금요일

좌절 금지

by 덩이

그런 날이 있다.

엄청 바쁘게 움직였지만 중요한 것을 빼먹은 날.

그래서 마음이 바빠지게 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 나보다 한가해 보이는 식구가 눈에 보이면 그렇게 화가 난다. 그저 평소처럼 본인의 시간을 보낸 것뿐인데 내 눈엔 바쁜 나를 외면하고 도와주지 않은 센스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오늘도 나는 무엇인가를 깜빡했다.

에어로빅 재등록을 잊고 못해서 오전 11시에 온라인으로 신규접수를 했어야 했는데 완전히 까맣게 잊어버렸다. 혹시 그새 남은 자리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 오후에 체육관에 다녀왔지만 물론 자리는 없었다. 거기에 재발급을 신청했던 운전면허증이 오늘 나오는 날이란 걸 깨닫고 여유롭게 저녁 준비를 하다가 경찰서를 다녀오기도 했다.

내 하루의 평안과 잔잔함을 흔들어 놓는 것에 대해 요즘 잘 용서가 안된다.

요즘 나의 평온함을 깨뜨리는 것은 나 자신이다.

별거 아닌 일에도 고꾸라지고 좌절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 잘 견뎌야 한다.

완전 요즘이다.

아름답기만 한 하늘이다

신랑은 나이 들면서 깜빡깜빡하는 걸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 같은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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