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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4.토요일

둥둥이가 아파요

by 덩이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데 냉각수 경고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곧 경고등은 다시 꺼졌지만 신호에 걸린 사이 급박하게 검색을 했다.

엔진이 과열될 수 있으니 당장 운행을 멈추고 냉각수 보충을 해야 한다는 글을 읽으니 아찔해진다. 집 근처에 도달해 천천히 운행하고 있는 사이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약간 냄새도 나는 것 같다.

겨우겨우 집 앞에 와서 주차하려고 후진기어를 넣고 엑셀을 살짝 밟는 순간 차의 시동이 꺼져버렸다.

집 앞은 일방통행 이면도로라 차가 계속 들어오는데 순간 너무 공포스러웠다.

다시 침착하게 시동을 켜보니 부왁왁 하고 힘없는 소리를 내며 켜졌는데 엑셀만 밟으면 바로 꺼진다. 두어 번 반복을 하고 더 살살 엑셀을 눌러 겨우 주차를 했다. 시동을 끄고 나가 운전석 앞을 만져보니 뜨끈하다. 내가 엄청난 사고를 친 것 같다. 몇 주 전 엔진오일 점검 시기가 되었다는 카센터 사장님의 안내 문자가 머리를 스쳤다.

오늘, 아침을 먹고 신랑이 차를 가지고 카센터를 다녀와서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다. 2017년 봄에 복직 기념 및 생일 선물로 받은 나의 중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지난번 알사탕 뮤지컬을 보고 오면서 아이와 둥둥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는데......

수리 견적을 받아보고 우리 기준이 넘어가면 둥둥이를 폐차하기로 했다. 내 차가 있으면 여러모로 편리하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는 있으니까.

하지만 후회는 막심이다. 진작 잘 돌볼걸...

오늘도 포착한 새 한 마리

미안하다. 둥둥아.

많이 아팠지?

안녕해

미안하고 슬프지만 너를 계기로 더 공부하는 운전자가 되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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