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였다. 앉아있다가 자세를 바꾸려는데 한쪽 다리가 펴지지 않는 것이다. 무릎의 뼈가 어긋난 느낌이었고 펴려고 하면 무릎 뒤쪽의 힘줄인지 뼈인지가 부러질 것처럼 아팠다. 그 자세로 계속 몇 분 또는 십여분 이상 진땀을 흘리며 울다 보면 어느새 그 부분이 부드럽게 펴졌다.
오늘도 둥그런 하루
네 남매 중 나만 그런 증상이 나타났다. 다리가 접혀서 펴지지 않을 때마다 그저 울며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다행인건 한꺼번에 두 다리가 다 그런 적은 없었다.
활기찬 하루
그 증상이 언제 없어졌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라졌다.꽤 오래 전인 것 같다. 완전히 까먹고 살았으니까.
최근까지.
밝은 하루
증상이라고 해야 할지 현상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지난 겨울방학에 아이에게 처음으로 그 일이 일어났다.
시원한 하루
그래서 내가 어릴 때 겪었던 그 기억이 떠올랐다.
-이것도 유전인가...
웃지 못할 일이다.
다정한 하루
오늘도 저녁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아이가 갑자기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고해서 한참 고생을 했다. 아이도 역시 아픈 다리를 만지지도 못하게 하고 진땀을 흘리며 다리가 펴지기를 기다리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었다.
삼십 분간의 기다림과 눈물 끝에 다리가 부드럽게 펴졌다. 다리가 쫙 펴지는 순간 아이는 눈에 눈물을 달고 환하게 웃었다.
하루의 마무리는 브런치
나의 칼슘 부족이 아이의 뼈에도 영향을 미친 것인가 하는 괜한, 앞선 걱정이 또 들기 시작한다.
궁금하고 걱정되면 병원을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으면 된다. 그러면 된다.
뭐 어쨌든 내 경험상 굽었던 무릎은 결국 펴진다.
아이에게 나의 글을 보여주니 자신의 느낌을 쓰고 싶다고 해서 아이의 글도 첨부한다.
마지막 나의 한마디 :몸은 미로다 아픈데도 다리를 피면 뼈가 부러지고 (뼈 안은 핏줄이 있다) 핏줄이 파괴되고 심장에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