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끌한 호박잎 쌈을 왼손바닥에 넓게 펴고 밥 크게 한 숟갈과 된장찌개의 건더기도 한 숟갈, 집 된장 살짝 얹으면 어른도 한 입에 넣기 힘든 한 쌈이 완성된다. 잘 여며 입에 욱여넣은 쌈은 만족스러운 한 입이다. 마지막에 입 안에 남는 호박잎의 섬유질까지 음미하게 한다. 찐 호박잎의 줄기 부분을 잡고 이파리 부분만 된장찌개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먹어도 맛있다. 국물을 잔뜩 머금은 호박잎 덩어리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씹힌다. 된장국물과 호박잎의 초록즙이 입안에서 함께 폭발하며 신선한 자연의 맛을 선사한다. 두어 숟가락 남은 밥에 된장국물을 비벼 열무김치를 올려서 긁어먹고 나면 부엌으로 가서 밥 한 공기 더 퍼 와서 다시 새롭게 식사를 시작한다.
엄마는 여기에 풋고추를 한 입 곁들인다. 엄마처럼 호쾌하게 풋고추를 크게 한 입 베어 먹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그 매운맛을 감당하기 힘들까 봐 입을 한껏 오므려 최대한 쬐끔 깨물어 맛본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한 입 먼저 드셔 보시고 맵지 않은 것을 골라주신다. 고추는 꼭지 부분으로 갈수록 매워진다는 걸 그때 알았다.
저녁밥을 먹는 동안 시원하게 내리던 비가 잦아든다.
구름 사이로 해가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주위가 붉어지다 잠시 뒤 사라진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여름 저녁.
에어컨 없어도 선풍기 강풍이면 시원했던 시절이다.
나는 밀떡
2022년 8월 29일
뜨겁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이맘때 부는 선선한 바람과 더 커진 풀벌레 소리가 참 쓸쓸하게 느껴진다.여름이 끝나갈 때면 항상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