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엄마가 끓여주신 따뜻한 황탯국은 전날 마신 네 잔의 맥주를 다시 생각나게 할 만큼 시원하고 맛있었다. 사십이 넘은 딸은 칠십이 넘은 엄마가 차려주시는 아침 밥상을 앉아서 받아먹는 게 죄송하면서 너무나 행복하다.
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오늘까지도 이어진다.
오늘은 시댁으로 간다.
시댁으로 갈수록 추워진다. 5월인데 찬비라니.
비 내리는 하늘점심으로 다 같이 맛있는 해신탕에 솥밥과 해물장을 먹었다.
해신탕의 문어는 탱글하고 쫄깃했다. 각종 해산물과 닭으로 우려낸 육수는 시원하고 구수했다. 해물장 5종은 솥밥 한 숟갈 떠서 듬뿍 얹어 먹어도 짜지 않고 맛있다.
솥밥에 만든 불린 누룽지가 너무 맛있어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 오늘 같은 날씨에 아주 딱 잘 고른 메뉴였다.
근처 산에 있는 천문대로 드라이브를 간다.
산과 함께천문대가 있는 산꼭대기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었다. 꼭대기는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 휘청거릴 정도였다. 날씨가 좋았다면 바깥에서 산아래를 내려다보며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셨을 텐데 오늘은 안에서 따아를 마신다.
커피랑 조각케이크를 먹으며 풍경을 눈에 담았다.
다음에는 밤에 와서 별을 보기로 했다.
오늘은 시댁에서 자지 않고 바로 간다. 하루는 집에서 푹 쉬고 싶은 자식의 마음을 이해해 주시리라.
다시 어머니댁으로 와서 동물들과도 인사를 나눈다. 강아지 다섯 마리, 닭 네 마리, 고양이 두 마리...... 였는데 고양이가 다섯 마리로 늘었다.
최근에 고양이가 새끼를 여섯 마리 낳았는데 세 마리가 죽고 세 마리만 남았다고 한다.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고양이 집엔 손바닥 반만 한 새끼고양이 세 마리가 서로를 베고 엎드려 꼬물거리고 있다. 우리가 다가가니 어미가 숨어 버린다. 새끼들이 추워할 것 같아 아쉽지만 얼른 비닐하우스를 나왔다.
구름이 낮고 두껍게 드리웠다바람이 세게 부니 어머님은 얼마 전 심은 고추 모종을 걱정하신다.
우리 어머니의 농작물들에 별일이 없기를 바란다.
강아지. 닭, 고양이들도 모두 다음에 만날 때까지 안녕하길. 특히 엄마 고양이의 육아와 아기 고양이들의 성장을 응원한다.
어머님이 유정란 두 판과 연한 두릅을 한가득 따주셔서 오늘도 덥석 받아 간다. 거기에다 아이 책상이랑 침대 사주라고 두툼한 봉투까지.
이 봉투를 어떻게 채우셨을지를 알기에 더 감사하고 고맙다.
2023년 어린이날 및 어버이날을 위한 1박 2일의 여정은 오늘 마치지만 우리 가족들의 사랑의 여정은 영원히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