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파란 하늘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자유수영을 하러 갔다.
지금 신랑이 다니고 있는 수영장으로 갔다. 내가 다니던 곳이 아니라 낯설었다.
그곳의 샤워장은 많이 넓었다. 물에 들어가기 전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입는데 어르신 한 분이 수영을 마치고 내 옆 자리로 와서 씻기 시작하셨다.
구름색이 아름다워연세가 꽤 많으신 것 같았다.
-샤워 자리로 텃세 부리시는 분들이 있는데... 물 튀긴다고 짜증 내는 분도 봤어... 특히 어르신들은 조심해야 하는 것 같아...
이런 생각들을 하며 수영복 왼쪽 어깨를 끌어올리고 막 오른쪽 팔을 끼우던 참이었다.
옆에서 씻으시던 어르신께서 다가와 수영복 어깨를 말없이 끌어올려 주신다. 어르신의 움직임은 엄마처럼, 친구처럼, 내 일행인 듯, 매우 자연스러웠다.
잠깐이었지만 어르신을 오해할 뻔했던 생각을 반성했다. 낯설었던 곳이 그분 덕분에 이제 따뜻한 곳이 되었다.
-아유, 감사합니다.
어르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곧 씻기에 열중하신다. 수영장으로 들어가면서 잘 씻고 안녕히 들어가시라고 인사를 드린다.
-그래요, 많이 하고 가요.
몇 년 만에 제대로 수영을 해본다. 근력과 체력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예전에 배운 건 다행히 잊지 않았다.
아이는 아빠품에서 수영장 물에 조금 더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을 잡고 엎드려서 발차기하는 단계 직전까지 했다.
해지기 전수영장에서 만난 어르신을 생각해 본다. 친절한 행동은 친절한 마음이 없이 처음 보는 타인에게 할 수 없는 것임을 느낀다.
친절함은 부드럽고 센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