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11.금요일
길고도 짧고도 긴 금요일
태풍이 지나간 아침 하늘신랑의 일 때문에 아침을 먹고 일찍 출발했다.
비가 오락가락한다새벽같이 일어나서 그랬는지 집에 도착해서 어머님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릴 때 안녕히 주무시라고 해서 서로 깔깔 웃었다.
웬만하면 그런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아이가 낮잠에 빠져 비몽사몽 하는 내게 조용히 말한다.
-엄마, 배고파.
점심으로 사리곰탕면 한 그릇을 다 먹은 아이가 배고프다고 하니 놀랍다. 냉동실에 쟁여둔 어머님의 옥수수를 세 개 꺼내 찜통에 데워주었다.
한 개 반을 다 먹은 아이가 입가에 옥수수씨눈을 붙이고 있는 모습이 참 귀엽다.
오늘 같은 날은 저녁도 간단하게 준비한다. 어머님이 싸주신 유정란을 잔뜩 넣어 만든 계란볶음밥이다. 생들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스크램블로 살짝 익힌 뒤 엄마가 담가준 짜지 않은 양파 장아찌와 간장을 넣어 볶으니 풍미가 기막히다.
까마귀떼를 만났다엊그제 담근 배추겉절이와 함께 먹으니 꿀맛이다.
탕수육이 먹고 싶었다며 입이 삐쭉 나온 아이에게 블루베리청 탄산수를 한 잔 타준다. 세 식구 모두 맛있고 담백한 저녁식사를 마쳤다.
구름 속에 구름이제 맥주가 마시고 싶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