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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월요일

개천절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

by 덩이

늦게까지 푹 자려고 했는데 8시 반에 눈을 떴다.

화장실을 다녀와서는 다시 누워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연다. 좋아하는 먹방 채널과 세 쌍둥이 키우는 개그우먼 채널을 본다.

-대창이 그렇게 맛있나? 되게 맛있게 먹는다. 세 쌍둥이는 많이 컸네. 너무 귀여워

늦게 시작한 유튜브 보기에 푹 빠져있다. 너무 재밌다.

조금 더 자려고 했는데 결국은 휴대폰을 보느라 잠이 깨버렸다. 그래도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우기가 힘들다. 자꾸 눕고 싶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또 낮잠을 잤다.

그동안의 피로가 쌓여서 그런 것 같다. 비가 오니 더하다. 오늘이 개천절이라 참 고맙고 다행스럽다.

저녁때쯤 시장도 갈 겸 나가서 걸었다. 그래도 찌뿌둥한 몸이 확 풀리지 않는다.

우리 동네선 하늘 사진을 찍을 때마다 전깃줄이 꼭 걸린다

시장 초입에서 신랑이랑 아주 사소한 일로 약간의 트러블이 생겼다. 서로 딱 두 마디씩만 주고받았을 뿐인데 서로 감정이 상해 결국 장을 따로 봤다.

아이는 심상찮은 분위기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엄마.

-왜?

-나 집에 가면 바닥에 엎드려서 울고 싶어.

-괜찮아, 별일 아니야. 엄마 아빠 생각이 서로 달라서 그런 거야

-난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거잖아. 그래서 속상해.

그러면서 또 운다.

아, 아이는 엄마 아빠가 처음 싸운 거라고 생각하는구나. 다행인 건가

울다가 아이가 찍어준 하늘. 전깃줄이 안보이게 3배로 당겨서 찍었단다.

우리의 다툼은 늘 그랬듯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넘어갔다. 신랑은 아이와 샤워를 같이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한다. 아이의 기분을 더 풀어주기 위해 더 그런 거겠지. 저녁을 먹기 전까지 더욱더 성심성의껏 놀아준다. 아이도 언제 울었냐는 듯이 신나게 논다.

오늘이 개천절이라 다행이다. 하루를 더 쉬니 좋다.

다음 주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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