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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4.화요일

나의 여름이 다 갔네

by 덩이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일찍 나섰다. 비가 곧 올 거 같으니 학교 앞 놀이터에서는 못 놀겠구나 싶다.

후문에 거의 다다랐는데 그제야 생각난다.

아, 오늘 화요일이지.

화요일은 5교시이고 컴퓨터 방과 후 수업까지 해서 1시간 뒤에 데리러 와야 한다. 헛웃음이 난다. 집으로 다시 와서 잠시 쉰다. 참 애매한 시간이다.

아이를 데리러 다시 나섰다. 비가 부슬부슬? 아니, 보슬보슬 정도로 내리다가 만다. 아이는 그래도 놀다 가야겠단다. 혼자 벤치에 앉아 있으니 춥다. 추위를 웬만해서 잘 안 타는데 목덜미에 스치는 바람이 서늘하다.

아... 이제 진짜 여름이 갔구나

다시 한번 섭섭해진다.

나는 여름이 좋다.

땀이 한 바가지 나도, 긴 장마로 눅눅해도, 더워도. 여름이 참 좋다.

여름이 끝나가는 걸 느낄 때 많이 허전하고 쓸쓸해진다. 여름이 내 곁을 영영 떠나간 느낌이다.

내년에 다시 만날 걸 알지만 찬바람이 주는 계절의 변화가 자꾸 나를 슬프게 한다.

아직 푸른 나무

쓸쓸함을 생각하다가 참치 김치찌개가 떠올랐다. 그래,

오늘 저녁 메뉴가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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