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침 일찍 헌 옷을 팔았다.
옷과 신발, 가방, 카펫까지 총 44kg이 나왔고 킬로당 600원으로 계산해 26,400원을 받았다.
헌 옷이지만 자기가 즐겨 입었던 옷들을 아무렇게나 마대자루에 쑤셔 넣어 킬로당 계산해 팔린 모습에 신랑은 기분이 이상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는 게 더 좋았겠다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숙제를 마쳐 후련한 기분이었는데 평소의 신랑답지 않은 소감에 내가 너무 무심해졌나 싶었다.
늘 거기 있을 것만 같았던 순정책방이 곧 문을 닫는다. 책방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던 2주 전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오후엔 익명의 글쓰기 멤버였던 605호님과 책방에서 만났다. 책방지기님과 셋이 모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두런두런 일상의 얘기를 나누면서도 나는 계속 아쉬움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책방지기님이 다 같이 안아보자고 했을 땐 조금 울컥하고 쑥스러웠다. 그러고 나서 우리 셋은 처음으로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마음의 안식처였던, 참 고마웠던 순정책방.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