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유람선 <대동호에서>
오늘 저녁은 대동강변의 일몰도 즐기면서 대동강 유람선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대동강 유람선은 음식도 맛있는 데다가 악단의 공연이 있어 평양을 찾은 관광객에게는 인기 있는 필수 코스다. 대동강의 밤 풍경과 악단의 공연이 함께하는 저녁식사. 기대된다!
대동강 유람선 <대동강호>에 오른다. 우리는 식당 안에 자리를 잡고 까스맥주(생맥주)를 주문했다. 대동강 위에서 마시는 대동강 맥주. 이 완벽한 조합을 위해 대동강 맥주를 주문할까 했는데, 안내원과 운전기사는 이구동성으로 까스맥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까스맥주의 상쾌하고 시원한 맛은 제아무리 대동강 맥주라고 하더라도 병맥주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했다. 두 맥주 애호가의 권고에 따랐다. 우리는 톡 쏘는 시원한 까스맥주로 목을 축인 후, 갑판 위로 나왔다.
시원한 강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대동호는 옥빛 강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대동강변의 풍경이 배 옆으로 스쳐 간다. 해는 뉘엿뉘엿 기운다. 붉은 노을이 평양의 마천루 뒤로 드리운다. 빌딩의 그림자와 석양이 잔물결이 이는 강물에 비친다. 저녁 무렵, 아름다운 강변의 풍경이다.
아름다운 대동강을 따라 저녁노을을 바라본다. 몇몇 평양 시민들도 갑판에 나와 석양이 지는 강변의 풍경을 즐긴다. 대동호가 남측 예술단 공연이 있었던 <동평양 대극장> 앞을 지난다. 그리고 <청년회관>을 지난다.
평양 건축물의 디자인과 색감의 독특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대동강변 풍경과 건축물들이 잘 어우러진다. 평양의 신도시 <미래과학자거리>와 <창전거리>가 멀리 지나간다. 대동강을 따라 펼쳐진 평양의 야경을 머릿속에 꼭꼭 담아두었다.
식당으로 돌아와 저녁 만찬을 시작했다. 산해진미가 식탁에 차려진다. 송이버섯 볶음, 백김치, 소갈비 전골 장조림, 해산물 볶음 그리고 까스맥주. 우리는 맥주잔을 부딪히며 동포의 정을 나누었다. 정겨운 분위기로 만찬은 무르익는다.
악단의 전주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화사한 치마저고리(한복)를 입은 네명의 여성 가수가 등장한다. 경쾌한 몸동작과 더불어 노래가 시작되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 삼지연 악단의 공연으로 우리의 귀에 많이 익은 노래가 들린다. 그들의 노래는 진정 관객들을 반갑게 맞고 있다.
여성 가수들은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그 특유의 창법으로 열창을 토해낸다. 노래와 춤동작이 잘 어우러져 관객의 흥을 돋운다. 악단의 연주와 가수들의 노래는 어느새 관객을 장악한다.
관객의 어깨가 들썩들썩하다. 모두 흥에 겨워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친다. 고조된 흥에 흑인 관객은 아이를 들쳐 안고 무대에 오른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 한 명이 무대에 합류한다. 신명이 난 듯 온 몸을 흔들며 춤을 춘다. 관객의 춤은 식당 가득 흥을 더욱 고조시킨다.
가야금 연주와 노래 몇 곡이 더 이어졌다. 열광의 무대는 계속되었다. 관객은 계속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긴다. 식당을 둘러보았다. 모든 테이블이 차 있다. 만석이다. 백인 관광객, 흑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 평양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글로벌 시대임을 실감하는 모습이다. 평양의 관광명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대동강 유람선도 그들에게는 매력적인 관광지인 듯 하다.
흐르는 달빛 아래 아름다운 대동강의 야경을 즐긴 멋진 밤이었다. 환상적인 공연, 맛있는 음식, 까스맥주까지. 모든 것이 좋았다. 오늘밤의 즐거움을 가슴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