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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미쿡 아줌마의 당돌한 여행기:평양에 다녀왔어요4

김일성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

by 보보




김일성 광장의 평양 시민들


2019년 8월 4일. 북에서 맞은 다섯 번째 날.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갔다. 매일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제공되는 조식으로 한다. 내가 묵고 있는 해방산 호텔은 조식으로 한식이 나온다. 의례 호텔에서는 아침 식사가 서양식으로 나오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은 따끈한 한식이 나와 든든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밥, 죽, 국, 채소, 두부, 생선, 계란 등으로 구성된 한식은 건강과 맛을 모두 고려한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오늘 아침 메뉴는 따끈한 곰탕, 된장국, 잡곡밥, 죽, 두부부침 그리고 다양한 채소 반찬이다. 뷔페식이라 내 취향대로 고를 수 있어 좋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이지만 뭔가 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까닭인지, 채소 반찬에서 약간 중국 향신료 맛이 나는 듯하다. 영양 만점에 맛까지 좋은 한식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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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메뉴의 해방산 호텔 조식



김일성 광장으로 간다. 김일성 광장은 북측을 상징하는 광장이다. 1954년에 완공되어 국가 차원의 축제, 집회, 문화행사, 열병식 등이 열린다. 광장 바로 뒤편으로는 대동강이 흐르고, 강 맞은편에 주체사상 탑이 있다. 광장 주변에는 인민대 학습당, 북한 내각 종합청사, 외무성 청사, 조선 중앙 력사박물관, 조선 미술 박물관 등 중요 시설들이 모여 있다.


오늘 김일성 광장에서 특별한 행사는 없다. 북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광장에서 만나는 평양시민들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 김일성 광장을 찾게 되었다.


광장에 섰다. 정면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린 인민대 학습당을 마주하고 있다. 왼쪽에는 농업성, 오른쪽에는 무역을 담당하는 대외경제성이 보인다. 방북을 준비하면서 김일성 광장을 둘러싼 건물을 미리 익혀두었다. 좌우 건물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인민대 학습당을 등에 지고 광장에 섰다. 맞은편에 대동강이 흐르고 주체사상 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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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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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광장 대외경제성



광장을 둘러본다. 더운 날씨 탓에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많지 않다. 광장 중앙은 거의 비어있고 광장 가장자리 보도를 지나가는 시민들이 보인다. 여성들이 모두 양산을 받쳐 들고 걷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 앞을 지난다. 언젠가 남측의 신문기사에서 ‘김일성 광장에서는, 특히 두 지도자의 초상화 앞에서는 모자를 쓰거나 우산, 양산을 쓰고 지나갈 수 없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기사 내용과는 다르게 초상화 앞을 지나가는 여성들이 양산을 받치고 있다.


한여름 평양의 거리는 뜨겁다. 피부미용에 신경 쓰는 여인들은 강한 햇볕을 피하기 마련이다. 하얗고 고운 피부를 가지려는 여인의 마음은 북이나 남이나 다름없다. 거리마다 여기저기 양산을 받쳐 든 여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오늘 김일성 광장에서도 평양의 여인들은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 자신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양산을 받치고 걷는다. 김일성 광장도 평범한 시민들의 소박한 삶이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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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광장을 지나가는 평양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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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광장-농업성 건물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로동신문> 논평


일요일 오전 우리의 평화자동차는 평양 철리마거리를 달린다. 전 세계 해외 동포들로부터 메시지가 들어온다. 2019년 8월 4일 오전 9시 40분 평양에서 카카오톡이 터진다. 조금 전, 김일성 광장의 모습을 카카오톡을 통해 유럽, 미주, 아프리카, 한국 등지에 전송했다. 8월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그들의 반응도 뜨겁다. 프랑스에 사는 동포가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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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로동신문> 논평


방북 기간 동안 안내원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나에게 보여 주며, 나라 안팎의 소식을 알려주었다. 김책공대 출신인 안내원은 최첨단 테크놀로지에 밝은 듯했다. 그는 손목에 나에게도 생소한 블루투스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었다. 자신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만보계, 혈압계, 체온계 등으로 건강관리를 위해 사용한다.

안내원은 수시로 휴대전화를 통해 <로동신문>을 읽는다. 작년 8월 , 한일 무역분쟁이 뜨거웠다. 일본의 무역보복 정책에 대응하여 남측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본 상품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였다. 카톡 라이브 방의 해외동포들은 북측에서는 일본의 무역보복 정책에 대해 뭐라 말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해외동포들의 질문을 안내원에게 전하였다.


안내원은 <로동신문>의 기사를 내게 보여 주었다. 기사는 ‘남측의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지방자치단체들도 일본 상품 불매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알리고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본의 무역보복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보도하였다. 그리고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로동신문> 기사의 일부이다.

“남조선의 각계층 단체들은 반 일련 대투쟁 기구인 아베 규탄 시민행동을 결성하였다.... 남조선의 지방자치단체들도 투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 죄악에 대한 사죄와 배상은 고사하고 도적이 매를 드는 격으로…”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한 북측 특유의 비유가 정곡을 찌른다. 대일 문제에 있어 우리는 공동운명체일 수밖에 없다. 북측은 남측의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맞선 일본 상품 불매운동, 성명서 발표 등을 상세하게 알리며 적극적인 지지 표명을 하였다. 앞으로 남과 북이 대일 문제에 있어 함께 손잡고 해야 할 일들이 많다. 남과 북이 하나 되어 함께 일본의 식민통치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해야 할 것이며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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