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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고객님! 어디 계시다가 이제 오셨어요! 고객님, 혹시 비자 있으세요?”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공항에서 1년을 근무해보니 고객별로 어떻게 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한 나만의 방법을 터득했다. 우리 엄마 나이 때 고객님들은 워낙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나 또한 엄마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대했다. 물론 예의는 갖춰서. 김연옥 고객님은 탑승구 데스크 앞으로 바짝 다가와서 해맑게 물었다.
“응? 비자? 비자 그런 거 없는데?”
망했다.
망했다고 생각해도 망한 게 아닌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에는 정말 망했다. 나는 김연옥 고객님의 여권을 넘겨받아 베트남 입국 도장을 확인했다. 2018년 6월 20일, 2주 전에 다녀오셨다. 비자 없이 여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30일이 지나야 하는데 아직 14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고객님, 2주 전에 다낭 다녀오셨어요-?”
“아, 응응, 아가씨. 왜, 왜 무슨 문제 있어??”
심각한 나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상황이 이제 느껴졌는지 김연옥 고객님을 포함한 일행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고객님, 2주 전에 베트남을 다녀오셔서, 이번에 가실 때는 비자가 필요해요. 그런데 지금 비자를 받기에는 너무 늦어서 일단 이 비행기는 못 타시고…”
말을 다 끝내기 전에 주변에서 어머, 어머, 어떻게 해 와 같은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렸고, 김연옥 고객님은 거의 울먹울먹 거리셨다. 다행히 김연옥 고객님은 남편분과 함께 여행을 하셨고, 아영이은 일단 옆에서 BCC에 김연옥 고객님의 가방을 찾아서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연락을 취했다.
“아 우리 집사람 못 가면 나도 안가.”
작은 한숨을 속으로 삼키며 아영이에게 김준환 고객님의 짐도 찾아서 내려달라고 말했다. 재빠른 아영이는 BCC에 다시 전화를 걸어 짐 하나를 더 찾아달라고 얘기했다.
“네, 고객님 그러면 일단 두 분은 저기서 잠시 기다리시면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다른 분들은 속히 탑승 부탁드립니다”
“잠깐만요.”
뒤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함께 여행사 직원으로 보이는, 가이드로 보이는 여자분이 나를 불러 세웠다.
“아가씨, 그러면 이 두 분은 어떡해요? 우리 일정이 있는데!”
그걸 왜 저에게 물으시죠…?
“그러게 말이야. 그럼 우리는 다음 비행기로는 갈 수 있나?!”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무리 항공사 직원이라고 해도 국가별로 모든 규정을 알지 못한다. 탑승 수속 카운터나 환승 카운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아니라 탑승구에서 일하는 직원은 더더욱 그렇다.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 분들을 어떻게 한담… 이대로 집에 돌려보내야 하나?
그때 지나가던 매니저님이 보였다.
“뭐야, 무슨 일이야?”
구원자가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