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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본 순간 나는 그렇게까지는 좋아할 수 없었다. 업무적으로 도움을 주시지 않는 매니저님이었기 때문이다. 아, 오늘 이 분이 이 구역 매니저였지… 전에 매니저님에게 승객의 비자 문제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더니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오…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나는 잘 모르겠으니 네가 알아서 해라.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너의 책임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선 긋기의 달인이다.
걱정 어린 공기 속에서 일행 분들은 아이고, 어쩌나 하시면서도 처음 겪어보는 이 상황이 신기하신 것 같기도 했다. 인사하는 그들은 웃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으면 웃음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그런 경우 같았다. 모니터 화면을 보니 두 분을 제외하고 다른 탑승객들은 모두 탑승한 상태였다. 시계를 보니 출발 시간 4분 전, 2개의 짐을 찾았다는 연락은 아직 안 왔고, 나는 결국 시스템에서 두 분을 OFLD 시키고 승무원에게 전달할 승객 명단과 필요 서류를 새로 출력했다.
“아영아, 내려가서 헤드 카운팅 좀 해달라고 해주라. 서류 이따가 내려보낼게”
“네, 선배님”
침착하면서도 빠르게 아영이는 워키를 들고 내려갔고, 나는 이마를 한번 짚으며 한숨을 쉬고 두 분을 돌아보았다. 김준환 고객님은 가이드에게 전해받은 연락처를 손에 꼭 쥐고 계셨고, 김연옥 고객님과 서로 손을 꼭 잡고 계셨다. 이런 경우 남편 분이 아내 분한테 왜 제대로 확인을 안 했냐고 화내는 경우도 보았는데 오늘은 그래도 훈훈했다.
훈훈함도 잠시, 나는 다음 담당 비행기로 빨리 넘어가야 했다. 오래 그분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었고, 매니저님은 그들에게 도움을 줄 리 만무했다. 나는 초록창에 베트남 비자를 검색했다. 그리고 그때 연관 검색어로 뜬 ‘베트남 도착 비자’
이거다!!
일단 출력된 서류들을 매니저님에게 내려보냈고, 비행기는 모든 떠날 준비가 되었으니 헤드 카운팅만 맞으면 문만 닫고 조심히 나가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나는 두 분을 돌아보았다.
“고객님!”
긴장하고, 걱정 극심한 표정의 고객님들을 불렀다. 도착 비자를 알았다면 아예 처음부터 말하고 그들의 불안을 없앨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고객님, 정말 다행이에요. 베트남 도착 비자가 있어요. 이거 신청하시면 베트남 입국하실 수 있어요!”
도착 비자 발급 업무를 수행하는 대행사 중 한 곳의 사이트를 들어가서 알려드리는 방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두 분이 베트남에 무사히 입국하실 수 있도록 도착 비자를 따실 수 있도록 도와드렸고, 다른 직원에게 두 분을 부탁하고 자리를 떠났다. 오늘도 한 건 했다! 뿌듯하다.
* 도착 비자는 빠르게 발급은 되는데 꽤 비싼 편입니다. 급하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 된 느낌? 그러니 즐거운 여행을 위하여 여행하기 전에 입국 규정을 한번 더 오목 조목 따져보고 확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