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전국대회 우승이 목표

by 연두

사십이 다 되어 시작한 생활체육. 구기 종목 배구. 학교 체육으로 맛보기만 접했을 정도였지 기본도 되어있지 않고 공격 이라던가 네트플레이의 룰 등은 전무한 상태였다.


내 가 살고 있는 양천구에서는 생활체육 저변인구 확대를 위해구청에서 일 년에 두 번 정도의 게임을 치르게 하는데 한 번은 연합회장배 한 번은 구청장배의 이름을 걸고 동대항의 배구시합을 치르게 한다. 20여 개가 넘는 생활 체육종목 중 어쩌다 배구를 하게 되었을까?


목마도서관 프로그램 중 하나인 탁구를 한참 배우고 있을 때 탁구를 가르치던 강사선생님인 배옥엽 선생님께서 동 대항 배구시합이 있는데 배구선수로 시합을 뛰어보라고 추천을 하신다. 네트 앞에 서 본 적도 없는 사람더러 배구 선수요?


그렇게 우연한 추천으로 시작한 배구란 둥근 공은 내게 강한 짜릿함을 주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9인제 배구 경기는 상대방에서 넘어오는 서브볼을 얌전하게 받아주는 리시버가 있어야 하고, 받아 올려주는 볼을 공격자에게 토스해 주는 세터가 있어서, 세 명 혹은 네 명의 공격수가 힘 있는 스파이크로 포인을 내주어야 하는 팀워크가 요구되는 경기이다.


동 배구선수로 연습할 때는 아파트 옆에 있는 소방서 테니스코트에서 야외 연습을 했었다. 소방서 아저씨들이 출동이 없는 시간, 우리를 상대로 연습게임을 해 주시고 가끔은 그곳 식당에서 자장면도 시켜 먹고 커피도 마시고 소장님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즐거운 공놀이를 했었다.


그러다 신월 문화센터에 배구교실이 있다는 말을 듣고 연습을 하러 갔다가 새로운 문화에 접하게 된다. 배 구경기가 마룻바닥에서 하는 실내 체육이니 만큼 전용 신발도 있었고 유니폼에, 배구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도 계셨다. 친절한 신월 체육관 언니들은 새로 들어온 키 큰 녀석이 체격조건에 어울리지 않는 된장 짓을 하는 통에 한참을 웃으면서도 파워 하나는 쓸만하다고 탐을 내었다. 그때 나이가 마흔 하나였나 보다.


동 배구 선수에서 클럽 배구 선수로. 공격 폼도 스텝부터 천천히 수비자세도 교정을 잡고 서브도 앞 서브로 더 강하게, 늦은 나이에 몸으로 배우는 운동을 하려니 여기저기 근육통에 인대가 늘어지고 시합도중 부상도 잦아진다. 못마땅한 남편은 배구, 절대반대를 사수한다.


얌전하게 살림하던 처자가 짧은 바지의 유니폼을 입고 허구한 날 트레이닝복차림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6년이다. 어느 정도 기량도 좋아졌고 내가 속한 팀의 실력도 나무랄 데 없어 이제는 생활체육 전국 배구 대회에서 우승을 바라고 연습을 하고 있다. 즐겁게 땀을 흘리고 함께 웃다 보면 좋은 성적은 따라온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소파에 발끝을 넣고 복근 운동을 하고 있다. 나를 가르치는 감독님께서 공격수의 대장 근육은 복근력이라고 하시며 꾸준히 연습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탄탄한 복근을 바탕으로 전국대회에서 강한 스파이크로 우승컵을 쥐어보고 싶어 오늘도 땀내 나는 체육관에서 비지땀을 흘린다.


헛돌헛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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