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공대생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하고 졸업을 하면 대기업이나 연구실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대생의 이미지 일텐데요. 최근 크리에이터 산업이 늘어나면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 크리에이터가 될 정도로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요.
이번 인터뷰는 우리나라 최고의 공대로 잘 알려져 있는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이나 연구실이 아닌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공학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주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공학크리에이터 회사 긱블의 박찬후 대표의 인터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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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공학도가 꿈이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 등으로 인해 공학도라는 꿈을 포기한 제게도 다시한번 공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박찬후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어려워서 포기했던 공학에 대해 다시한번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긱블 박찬후 대표]
Q. 포항공대라는 공대를 나온 후에 연구실이나 대기업이 아닌 긱블을 창업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긱블을 창업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고 생각해요. 대기업이나 연구실은 하나의 진로로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각자가 하고 싶은 일들이 있는 건데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콘텐츠를 만들고 사 과 직접 소통하는 일들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긱블이 영상콘텐츠를 주로 올리는데 원래부터 영상 쪽에 관심이 많으셨던 건가요?
Q. 원래부터 영상을 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영상을 하기 시작했고 대학교에서 방송국을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구글 뉴스랩이라는 곳에 가서 처음으로 미디어 생태계에 대해서 알게 됐는데
그때 많은 감명을 받아서 동아리나 개인프로젝트가 아닌 스타트업으로 바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영상을 촬영하고 난 후에 실험을 했던 것들은 보관을 하시나요?
A. 저희가 초창기에 만든 작품들은 정말 촬영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촬영을 하고 망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외형만 보관이 되어있는데 요즘에 만드는 작품들은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관에 전시를 하기도 하고 보관을 잘해서 영상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긱블 작품들 ]
Q. 처음 만들었던 작품은 어떤 거였나요?
A. 맨처음에는 아이언맨 광자포라는 작품인데 소화기에 장갑을 연결해서 미숫가루를 발사하는 장치를 만들었어요.
Q. 촬영 장소 섭외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A. 그 당시 촬영 시나리오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데 주로 저희 스튜디오 주변에서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박찬후 대표 제공/ 촬영 중인 긱블 팀원들]
Q. 콘텐츠를 만들면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재미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A. 저희가 킹스맨들 촬영을 할 때가 생각이 나는데 긱블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신기한 수식어들을 붙일 수 있어요. 킹스맨 촬영을 했을 때를 설명하자면 교수님 아들이랑 같이 대 낮에 맥주집을 빌려서 코일건으로 만든 우산을 가지고 촬영을 했다는 수식어를 붙였는데 당시에 교수님 아들과 교수님 아들 친구들이 영상에 출연해주셔서 대낮에 촬영을 했다는 게 기억에 남고 저희는 모든 촬영이 특이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Q.촬영을 하면서 돌발상황 같은 건 없었나요?
A. 항상 있죠. 일단 작품을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이 작동하지 않으면 비상이 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촬영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서 항상 돌발상황은 있는 거 같습니다.
Q. 촬영은 누가 담당하고 있나요?
A. 초창기에는 제가 직접 했는데 지금은 PD 분들이 계셔서 PD 분들께서 촬영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Q. 긱블의 영상을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데 영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나요?
A. 아이디어가 90%라고 생각을 해요.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게 고통스러운 거 같아서 ‘아이디어는 모두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하면 누구라도 아이디어 회의를 소집할 수 있고 꼭 내가 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서로서로 아이디어를 주고 공유를 하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긱블의 팀에서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A. 회사로서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국장과 국원 체제입니다. 방송국처럼 국장이 있고 그 국장과 함꼐 일하는 국원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국장이 프로젝트 매니저이고 국원 분들이 PD 분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 긱블 박찬후 대표 제공/ 영상 편집 중인 긱블 팀원들]
Q.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의 시간과 비용 등이 드나요?
A. 저희가 두 가지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는데 콘텐츠 시리즈마다 달라요. <어제 만든>이라는 시리즈가 작품으로 하는 시리즈이고 하나는 <정말 중요한 질문들>이라는 채널도 있는데 그건 과학관련 콘텐츠예요.
<어제 만든>이라는 콘텐츠는 3주~4주 한달이 걸리기도 하고 <정말 중요한 질문들>은 일주일 주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Q.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으로 인해 제작이 다 끝나고 촬영만을 앞두고 있는데 작동이 되지 않아서 버리게 된 경우도 있나요?
A. 많죠. 저희가 작품이 완성될 거라는 보장이 없는데도 만드는 과정에서 촬영을 계속 하는데 중간에 엎어지면 그 과정에서 찍어놨던 게 다 날아가거든요. 대표적으로 그랬던 게 스파이더맨 개봉했을 때 빌런 중에 벌처라는 빌런이 있었는데 그게 쇠로 된 날개가 있는 악당이에요.
쇠로 된 날개를 만들겠다고 알루미늄 가공하고 했었는데 너무 무거워서 날개가 안 움직이더라고요. 그래서 폐기를 했고 때로는 재료를 바꿔서 활용하기도 하고 양상의 경우에는 나오는 영상이 2개라고 하면 항상 3~4개씩 영상을 만들어요.
그중에 마음에 안드는 건 폐기를 해서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영상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는 얼마나 걸리고 촬영이 다 끝나고 철수를 하고 확인을 했는데 영상이 생각과 다르게 나왔던 적도 있나요?
A. 편집은 촬영이 다 끝나고 3분 영상 기준으로 3일 내외로 걸리는 거 같고 찍었는데 영상이 별로다 라고 하는 경우에는 그걸 그대로 내보낸 적은 한번도 없는 거 같아요. 재촬영을 하거나 아예 삭제를 하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영상을 발행해온 것 같습니다.
[사진= 박찬후 대표]
Q. 만들었던 작품들 중에서 비슷한 재료가 필요할 때가 있을텐데 그럴 때 만들었던 작품에서 재료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나요?
A. 예전에는 작품에서 빼서 활용을 했는데 요즘에는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 목표 중에 하나라서 따로 재료를 구입해서 하고 있습니다.
Q.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 때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A. 평균 8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많이 들어가는 건 몇 백만원 하는 것도 있고 금방 만들 수 있는 건 10만원 내외로 들어가기도 해요.
Q.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트업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이지 않을 때도 있을텐데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유지를 하고 있나요?
A. 최근 콘텐츠 마케팅의 시대가 시작됐는데 기성 언론의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TV를 보는 사람보다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콘텐츠를 통한 마케팅이 대두가 되고 있는데 저희도 콘텐츠 마케팅에 관한 수익이 있어요.
예를 들어 퀄퀌,SKT,문화체육관광부,GS칼텍스,3M 이런 곳이랑 실제로 브랜드 콘텐츠를 진행했고 그게 아니라도 작품을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저희는 다른 영상콘텐츠와는 달리 뭔가 남는 작품이 있기 때문에 국내 147개의 과학관이 있는데 그런 곳들에 긱블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등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가장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만들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저희가 현재는 영화나 게임 속에 나오는 것들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 게임이나 영화 속에 무언가가 아니라 긱블이 처음부터 순수하게 만들어 낸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어 따뜻한 우산이라던지 정말 그 자체로서 처음부터 개발한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긱블이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희 회사의 미션과 비전으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미션을 이룰 수 없는 목표예요. 이룰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바라보고 달려갈 수 있는 목표이거든요. 저희의 미션은 상상하고 창조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겁니다.
굉장히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는 본능적이고 사람들이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콘텐츠들도 많이 있잖아요. 근데 저희는 콘텐츠를 통해서 사람들이 좀 더 상상할 수 있고 조금이라도 창조하는 즐거움을 알 수 있었으면 하고 그런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Q. 어떻게 보면 지금 긱블이 만들어 낸 작품들을 봤을 때 “이건 불가능 한거다”라는 것들을 만들어 낸 것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안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해보기도 전에 안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는 실제로 했을 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실패해도 좋으니까 ‘하자!’라는 문화가 있고 그런 게 콘텐츠에도 투영이 된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Q. 팀 내에서 한쪽에서는 된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던 의견 충돌도 있었나요?
A. 그런 건 항상 있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해답이 나오는 거 같아요. 모두가 다 된다고 하면 그거대로 좋지 않은 거고 다 안된다고 해도 그거대로 좋지 않은 건데 된다고 하는 사람과 안된다고 하는 사람이 건전한 충돌을 하면서 올바른 해답을 찾아가는 거 같습니다.
Q. 박찬후 대표가 생각하는 콘텐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빌게이츠가 “콘텐츠는 왕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얘기가 나온 맥락이 사람들이 식당을 가는 것도 식당이 좋아서 가는 게 아니라 식당 안에 있는 음식이란 콘텐츠를 먹기 위해서 가는 거고 컴퓨터를 켜는 것도 컴퓨터를 그냥 켜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그 안에 있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결국 콘텐츠가 “왕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콘텐츠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을 해요.
Q. 최근 크리에이터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영상을 하는 크리에이터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영상을 하는 사람들만이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니요, 크리에이터는 텍스트나 오디오 모두 다 포함이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영상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많은 콘텐츠들 중에서 영상이 가장 상위의 콘텐츠 라고 할 수 있는 거 겉아요.
왜냐면 텍스트는 문자이고 사진이 있고 움직이는 사진에 음성이 들어가는 게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영상이 텍스트보다는 고차원적 인거고 그래서 좀 더 대중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그렇다면 1인 미디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1인 미디어가 가능해졌고 미디어 생태계가 양극화 될 거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종류의 콘텐츠가 한쪽에 있고 정말 많은 자본과 사람이 붙어서 만들 수 있는 고퀄리티 영상들이 있을 거예요.
점점 양극화가 될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애매하게 있는 포지션의 콘텐츠들은 살아남기 힘들 거고 빨리 빨리 만들 수 있으면서 그 나름의 가치가 있는 콘텐츠들을 하거나 아니면 큰 자본을 들여서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하는 방향 셋팅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그것이 앞으로 미디어의 변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를 하시는 분들이나 연예인이나 대중 앞에 서는 분들 대부분이 내면적인 고통이 있는데 저는 그 고통은 내 자아가 아닌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할 때 생긴다고 생각을 해요.
심리학에서도 부조화가 일어날 때 괴롭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크리에이터를 하고 계신 분들이나 하고 싶으신 분들 다 사람들에게 맞춰서 나를 가짜로 만들어내다 보면 언젠간 내면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누군지 찾고
그렇게 해서 찾은 나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고민하시는 게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