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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믐 May 22. 2022

30일 차

2022. 05. 22

Q. 여전히 잘 놀고 있나요?

재밌는 질문입니다. 논다라. 무엇이 논다는 것이 포함될까요. 어렸을 때 나는 새벽부터 할머니를 깨워 퍼즐을 맞추었습니다. 그때는 책을 읽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시를 쓰거나 편지를 쓰는 것도 놀이였을 겁니다. 더 어렸을 때 할머니는 빨간 대야 가득 모래를 퍼오고 못난이 인형과 몇 가지 장난감들을 그 안에 넣어주었습니다. 그 역시도 분명 재미있는 놀이었을 겁니다. 나이를 조금 더 먹으면서는 공기를 하거나, 사방치기,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두꺼비집을 만들고, 그네를 타고, 정글짐에서 탈출을 하고, 술래잡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일도 놀이 었겠죠. 내가 기억하는 '놀이'는 거기까지입니다. 아버지가 엄마와 나를 떠난 이후로, 나는 '논다'라고 부를 수 있는 행위를 한 기억이 없네요.


Q.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 중, 돌아가고 싶은 때는 몇 살 때인가요? 그 시절에 어떤 점이 돌아가고 싶단 마음이 들게 해요?

나는 대여섯 살 때가 참 예뻤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나의 사진이나, 내가 썼다는 시나 편지들을 보면 얼마나 감격 속에 살았는지, 또 얼마나 큰 감격을 주변 사람들에게 주었을지 가늠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때까지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꽤 많이 사랑을 받았었을지도요.


Q. “내 인생에 _____ 이 있어 다행이었어.”라 말한다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심바요. 나는 심바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라고, 여전히 심바가 없다면, 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바에 대한 얘기는 앞에서 꽤 많이 했던 것 같네요. 지금도 이 글을 쓰는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습니다.


Q. ‘이 사람의 삶을 한 번 살아보고 싶다’ 생각한다면, 누가 떠올라요?

달라이 라마. 존 카밧진. 패리스 힐튼의 개. 아이유. 김이나. 윤여정. 석가. 콜린 퍼스의 딸.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노희경. 페마 초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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