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소식

올해는 일찍 피었네요

by 가을웅덩이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지인의 페이스북으로부터 날아왔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통도사 산문이기에 얼른 외투를 걸치고 무풍한송로로 향했다. 바람은 아직 매섭고 개울에는 얼음이 얼었는데 정말 꽃이 피었을까. 의심의 마음이 들었지만 가 보기로 했다. 작년 이맘때에도 꽃소식이 있어서 달려간 기억이 난다. 많이 핀 사진을 보고 기대했지만, 그때는 한두 송이만 피어 있을 뿐 꽃망울도 나오지 않아 아쉬워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무풍한송로를 통과하고 성보박물관 앞을 지나는데 찬바람이 불어와 볼이 얼얼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길에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홍매화가 피었다면 인산인해를 이룰텐데 헛걸음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잠시 지나갔다.


통도사 경내로 들어서니 멀리서 봐도 붉은 꽃망울들이 가득 열린 자장매를 볼 수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활짝 핀 꽃도 제법 있었다. 찬바람에 살짝 얼어서 그대로 멈추어버린 것 같았다. 홍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이다. 다른 꽃보다 가장 먼저 피다보니 모두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통도사 홍매화를 사진에 담으며 봄이 벌써 다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꽃 사진을 담고 내려오는 길에 송수정 카페에 들렀다. 한 두 달에 한번 정도 가게 되는 카페다. 핸드폰 충전도 할겸 추위에 얼얼한 몸도 녹일겸 카페라떼 한잔을 주문하고 따뜻한 온기를 받으며 의자에 앉았다. 옆 자리에는 극락암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주머니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은 늦게 왔네요"

카페 주인장이 말을 걸어 왔다. 평소에는 3시 쯤 들러서 책을 읽거나 드로잉캘리를 그리곤 했는데, 오늘은 4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홍매화보고 오느라 늦었어요"

"홍매화가 벌써 피었나요?"

정작 카페 주인은 아직 홍매화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함께 이야기 나누던 두 분의 아주머니도 놀라워했다. 방금 찍은 홍매화 사진을 보내주며 올해는 일찍 피었다며 설레발을 쳤다. 사진에 감사하다며 한 아주머니가 치즈감자볼을 사 주셔서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