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백을 누리다

월간 에세이 3월 호에 글을 실었어요

by 가을웅덩이

바쁜 일상이 이어지는 중에 온라인으로 자주 얼굴을 보던 커뮤니티에서 경주 2박 3일 MT일정이 발표되었다. 평일이라 오전 근무하는 첫날 당일치기로 합류하기로 하면서 뜻밖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일탈을 누리는 시간은 여백처럼 꼭 필요한 시간이다. 더구나 반가운 친구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모임은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여백의 의미를 곰곰 생각해 보았다. 자주 쓰고 있는 드로잉 캘리에도 여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글자만 꽉 채우게 되면 답답한 모양이 되기에 적당한 여백을 둔다. 그림도 작은 그림 두어 개 정도만 그려 넣는다. 글씨의 모양이 특별할 때는 그림도 생략한다. 여백의 미를 한껏 부릴 때도 있다.


관계에 있어서도 적당한 여백이 필요하다. 가장 가까이 지내는 가족이나 자주 만나는 친구라 할지라도 적당한 여백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 친할수록 예의를 지켜야 하듯 말이다.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에도 너무 넓은 여백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여백이 너무 많아도 그 관계는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삶의 여백을 누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좋아하는 취미에 따라 다르고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방법은 달라도 누구에게나 여백은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한다. 적절한 여백을 두는 삶은 더 풍성하고 누가 보아도 안정적이다.